심상찮은 리비아…40억弗 철도사업 영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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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대표부 영사업무 돌연 중단…양국관계 이상기류한국과 리비아의 외교관계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자 리비아에 진출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지 진출 건설사 "당장 문제없지만 장기화땐 차질"
주한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가 지난달 하순 돌연 영사업무를 중단한 데 이어 현지에서 선교활동 중이던 한국인 선교사가 체포돼 장기 억류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6일 "주한 리비아 대표부가 정식으로 폐쇄되거나 철수한 게 아닌 것으로 안다"며 "직원 3명이 지난 6월 전부 휴가를 내고 출국함에 따라 이뤄진 일시적 업무중단이어서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주한 리비아 대표부가 영사업무를 중단한 배경에 대해 "리비아 당국만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근 의원 외교차 리비아를 다녀온 의원들은 "그간 리비아가 한국 기업들에 우호적이었는데 국내 교과서와 언론에서 리비아 정부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데 대해 화난 것 같았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리비아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리비아에서 3건의 공사를 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리비아 당국은 경제협력 활동과 정치적인 문제를 분리해 다루고자 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도 "당장 큰 문제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사수주에도 지장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트리폴리호텔 등 5개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대우건설 측도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휴가자들의 출입국에 문제가 없다"며 "조만간 5억달러짜리 플랜트 공사 수주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1만채의 아파트 공사를 진행 중인 ㈜신한 관계자는 "기존 기술자들의 출입국에는 거주허가서(BP)가 있어서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주 신규 기술자 3명의 입국 비자발급이 다소 지연됐지만 곧바로 풀렸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영사업무가 장기간 중단될 경우 신규 수주 차질 등의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 리비아 건설수주액은 2009년 말 기준으로 31억달러(21건)로 4대 해외 건설시장으로 꼽힌다.
현재 40억달러 규모의 '트리폴리 도시철도 사업'이라는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포스코와 롯데,코오롱건설,삼부토건,엠코,대우인터내셔널 등이 한국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다.
장성호/박영신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