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메세나 경영'] 삼성‥'문화 메카' 러시아ㆍ그리스 등서 후원 활동

삼성전자는 러시아 등 신흥시장과 그리스 등 문화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문화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는 러시아다. 삼성전자는 한 · 러 국교 수립(1991년) 이전 이미 러시아 시장 진출했다. 1991년 구소련 붕괴,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 등이 터져 많은 기업들이 떠났지만 삼성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문화지원 활동을 통해 국민 브랜드로 인정받게 됐다. 대표적인 사업은 세계 정상의 공연장인 볼쇼이극장 내원이다. 소련 연방 붕괴 후 러시아 정부의 지원이 끊기자 1992년 삼성전자가 후원을 시작했다. 러시아인들의 자부심 가운데 하나였던 볼쇼이 극장을 문을 닫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소비자들의 마음의 문을 열었다. 삼성은 또 세계적인 대문호인 톨스토이의 문학성을 기리고 러시아 문학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3년 톨스토이 문학상을 제정하기도 했다. 이 상은 순수 문학상으로 휴머니즘과 관용주의를 표방한 단편소설 등을 대상으로 수여한다. 러시아 저명 작가와 평론가 등이 수상자를 선정한다.

삼성은 또 겨울궁전으로 유명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문화재 복원사업도 후원했다. 러시아 정부조차 엄청난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지만 삼성전자의 후원이 큰 힘이 된 것이다.

그리스에서도 박물관 지원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삼성은 2009년 그리스 뉴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 대형 디스플레이인 정보표시 모니터 30대를 기증했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은 1865년 건설됐다. 이후 그리스 정부는 영국박물관 등에 보관되어 있던 각종 유물을 통합전시하기 위해 2003년 재착공에 들어가 6년 만에 개관한 대규모 박물관이다. 삼성전자는 뉴아크로폴리스 박물관에서 가장 의미있는 전시장인 파르테논 홀과 박물관 입구 로비,컨퍼런스 룸에 삼성전자의 대형 모니터를 설치했다. 관람객들은 삼성 모니터를 통해 주요행사와 각종 전시물과 관련된 정보를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그리스 내 프리미엄 박물관이라 불리는 베나키 박물관에 대형 정보표시 모니터 10여대를 설치했고 국립고고학 박물관 산토리니 전시실에도 모니터 3대를 기증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2009년 바로크 예술의 절정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벨베데레궁에서 열린 '구스타프 클림트 전시회'를 후원하기도 했다. '벨레데레궁'이 디지털 제품을 설치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미국에서는 2007년 이후 독립 영화를 꾸준히 후원해 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 미국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을 해온 결과 고소득 소비자 가운데 독립 영화팬들이 4000만명에 달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후원에 나섰다. 이들이 미국 내 오피니언 리더들이고 이들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는 YMCA와 함께 초록동요제를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수원지역 등에서는 수원화성지킴이 사업 등을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시행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