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정일미도 우승컵 들었던 '스타 산실'

23년간 골프대회 36회 열어
역대 챔피언들 세계적 스타로
88CC는 스타골퍼의 산실이다. 골프선수라면 누구나 88CC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어한다.

88CC는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골프장답게 개장 이듬해부터 대회를 많이 개최했다. 1989년 쾌남오픈 남녀대회부터 2007년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까지 총 36회 오픈대회 및 프로골프대회를 열었다. 이 가운데 여자대회가 20개,남자대회가 16개다. 올해 개장 23년째이므로 매년 평균 1.5개 대회를 치른 꼴이다. 1996년에는 3개 여자대회(팬텀오픈,유공인비테이셔널,제일모직로즈여자오픈)를 순차적으로 열기도 했다. 골프가 사치성 운동으로 간주되고,세계적인 선수가 한 명도 없던 시절부터 골프대회를 많이 유치해 한국 골프 대중화와 골프 발전에 이바지해왔다는 평가다.

88CC를 거쳐간 선수들은 한국골프의 '간판'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박세리는 2003년 열린 엑스캔버스여자오픈 챔피언이고 최경주는 1995년과 1997년 팬텀오픈,2000년 슈페리어오픈에서각각 우승컵을 들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신지애는 2007년 이곳에서 열린 비씨카드클래식과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을 잇따라 제패했다. 신지애는 그 해에만 '한 해 최다승'인 10승을 올렸고,이를 기반으로 이듬해 미국LPGA투어로 활동무대를 옮길 수 있었다. 미국LPGA투어 멤버인 정일미도 88CC와 인연이 깊다. 정일미는 1997년 제일모직로즈여자오픈,1999년 JP컵여자오픈,2001년 SK엔크린인비테이셔널,2002년 한국여자오픈 등 네 차례나 88CC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남녀 선수 가운데 88CC에서 가장 많은 영광을 안은 선수가 바로 정일미다. 정일미는 '메트라이프 · 한경 KLPGA챔피언십' 원년대회에 출전 의사를 타진 중이다.

88CC에서 세 차례 정상에 오른 최경주도 미국 진출 전후에 88CC의 후원을 받았다. 최경주는 88CC의 배려로 이곳에서 마음 놓고 라운드할 수 있었고,운영위원들의 도움으로 미국 진출길을 쉽게 열었다. 당시 88CC 대표였던 여명현씨는 지금도 최경주 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이밖에도 김미현 강수연 안선주 고우순 강욱순 김종덕 장익제 허석호 등 내로라하는 남녀 선수들이 88CC에서 배출된 챔피언이다.

오는 9월16~19일 88CC 서코스에서 원년 대회를 여는 '메트라이프 · 한경 KLPGA챔피언십'에서는 어떤 드라마가 펼쳐지고,어느 선수가 새로운 스타로 탄생할지 주목된다. 88CC가 3년 만에 개최하는 대회인데다 역대 챔피언들이 모두 한국골프를 이끄는 주역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