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투자수요와 장기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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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요 가운데 투자수요는 단기적 경기 활성화와 장기적 성장을 이끄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다. 투자란 비용은 지금 부담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야 그 성과를 거두는 경제행위를 일컫는다.
현대인의 생산 활동은 고성능의 기계와 장비를 도구 삼아서 전개된다. 생산하기로 결정한 물자를 직접 생산하기보다는 먼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여 도구를 생산한 다음 그 도구를 이용하여 생산하는 것이다. 맨 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먼저 그물을 짜고 그 그물로 고기를 잡을 때 훨씬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먼저 도구를 생산하고 그 다음에 이 도구를 이용하여 원하는 물자를 생산하는 방식을 우회생산 (roundabout production) 이라고 하는데 우회생산이 훨씬 더 많은 물자를 생산함은 일찍부터 알려졌다.
그물 제작에 필요한 시간과 노동은 지금 당장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다. 그 성과는 완성된 그물을 던져서 거두어 올리는 어획량으로 나타나므로 그물 제작은 바로 투자의 한 유형이다.
집을 짓고, 땅을 개간하고, 가을에 거둘 곡식의 씨앗을 봄에 파종하고, 고두밥에 누룩을 버무려 술을 담그고, 금년 말에 가동할 공장에 기계를 들여 놓고, 신제품 연구개발(R&D)을 위하여 연구소를 세우는 등 미래에 거둘 성과를 기대하고 현재 돈을 쓰는 경제행위는 모두 다 투자인 것이다. 지금 투자를 많이 하면 미래에 그만큼 많이 거둔다. 그런데 비용을 들인 한참 뒤에 성과를 거두더라도 두 시점이 같은 해에 속한다면 그 행위는 연간 통계상으로는 투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비용투입과 성과실현이 같은 시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투자로 처리되려면 비용투입과 성과실현이 통계자료의 기간에 비추어 다른 시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람들은 지금 들이는 비용보다 앞으로 거두어들일 성과가 더 크다고 판단할 때 그 투자를 감행한다.
그물을 짜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으로 훨씬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물을 짠다. 만약 같은 성과를 거둘 투자의 비용이 증가한다면 투자의욕은 줄어들 것이다. 또 같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투자인데 그 성과 전망이 나빠지는 경우에도 투자는 줄어든다. 투자비용은 대체로 차입하여 조달한다. 그러므로 차입비용을 결정하는 이자율은 투자비용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이자율이 오르면 투자비용도 오르고 반대로 내리면 같이 내린다. 그런데 이자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전망이다. 사업전망이 나빠져 투자의 성과가 부진할 것 같으면 이자율이 낮아져도 기업들은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으면 당장의 총수요가 위축되어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이 줄고 불황에 돌입한다. 동시에 미래의 생산력이 강화되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적 성장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
서울대 < 경제학부 교수 >
현대인의 생산 활동은 고성능의 기계와 장비를 도구 삼아서 전개된다. 생산하기로 결정한 물자를 직접 생산하기보다는 먼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여 도구를 생산한 다음 그 도구를 이용하여 생산하는 것이다. 맨 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먼저 그물을 짜고 그 그물로 고기를 잡을 때 훨씬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먼저 도구를 생산하고 그 다음에 이 도구를 이용하여 원하는 물자를 생산하는 방식을 우회생산 (roundabout production) 이라고 하는데 우회생산이 훨씬 더 많은 물자를 생산함은 일찍부터 알려졌다.
그물 제작에 필요한 시간과 노동은 지금 당장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다. 그 성과는 완성된 그물을 던져서 거두어 올리는 어획량으로 나타나므로 그물 제작은 바로 투자의 한 유형이다.
집을 짓고, 땅을 개간하고, 가을에 거둘 곡식의 씨앗을 봄에 파종하고, 고두밥에 누룩을 버무려 술을 담그고, 금년 말에 가동할 공장에 기계를 들여 놓고, 신제품 연구개발(R&D)을 위하여 연구소를 세우는 등 미래에 거둘 성과를 기대하고 현재 돈을 쓰는 경제행위는 모두 다 투자인 것이다. 지금 투자를 많이 하면 미래에 그만큼 많이 거둔다. 그런데 비용을 들인 한참 뒤에 성과를 거두더라도 두 시점이 같은 해에 속한다면 그 행위는 연간 통계상으로는 투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기술적으로 비용투입과 성과실현이 같은 시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투자로 처리되려면 비용투입과 성과실현이 통계자료의 기간에 비추어 다른 시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람들은 지금 들이는 비용보다 앞으로 거두어들일 성과가 더 크다고 판단할 때 그 투자를 감행한다.
그물을 짜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으로 훨씬 더 많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물을 짠다. 만약 같은 성과를 거둘 투자의 비용이 증가한다면 투자의욕은 줄어들 것이다. 또 같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투자인데 그 성과 전망이 나빠지는 경우에도 투자는 줄어든다. 투자비용은 대체로 차입하여 조달한다. 그러므로 차입비용을 결정하는 이자율은 투자비용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 이자율이 오르면 투자비용도 오르고 반대로 내리면 같이 내린다. 그런데 이자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전망이다. 사업전망이 나빠져 투자의 성과가 부진할 것 같으면 이자율이 낮아져도 기업들은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으면 당장의 총수요가 위축되어 국내총생산(GDP)과 고용이 줄고 불황에 돌입한다. 동시에 미래의 생산력이 강화되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적 성장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
서울대 < 경제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