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증시도 휴가 중?…악재도'흥' 호재도'흥'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증시도 휴가에 돌입했다. 시장 에너지가 떨어지면서 지수는 지지부진한 흐름이고 종목별로는 호재에도, 악재에도 주가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 투자자 휴가 중?…거래량·거래대금 '뚝'지난 주말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자,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증가했다. 지난주 초 2~3억주 수준이던 거래량은 22일과 23일 3억7000만~4억주로 증가했다. 거래대금도 주초 4~5조원대에서 이틀 연속 7조원을 돌파하며 주식시장이 한껏 달구어졌었다.

그러나 이번주 들어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26~27일 코스피 시장 거래량은 3억주 중반대로, 거래대금도 5조원대로 다시 감소했다.

코스피지수는 27일 0.76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28일 오전도 보합권에서 등락하며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다. 외국인, 기관, 개인 등 투자자별 순매매 규모도 세자릿수에 그치며 관망세가 짙은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높아진 지수대에 대한 속도 조절 가능성은 있다"며 "시장의 이유 있는 휴식을 즐길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당장은 뚜렷한 호재를 찾기가 힘들지만 정상화된 투자 심리가 당분간은 시장 모멘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증권주 역시 바닥권을 벗어나면서 심리의 정상화가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호재에 '시큰둥'ㆍ악재에 '무덤덤'거래량 감소 등 시장의 에너지가 줄고 있는 것은 개별 업종이나 종목에도 나타나고 있다. 호재에는 '시큰둥' 하고 악재에는 '무덤덤'하게 반응하고 있어서다.

요금인상 소식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는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이날 오전 현재 한국전력은 보합권을 유지하며 3만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들이 전기요금을 이르면 내달 1일부터 2~3% 가량 올리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다.증권가(街)에서 기대했던 4% 내외의 인상폭에는 못치나 분기당 '조 단위'의 적자를 내고 있는 한국전력 실적에 긍정적이라는데 이견은 없다.

악재에도 둔감한 모습이다. 리바아에 있는 한국 대사관 소속 정보안보 수집담당 직원 한 명이 간첩 혐의로 추방돼 한국과 리비아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나, 이날 국내 건설주는 무덤덤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오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 등 대형 건설주는 강보합권을 유지하고 있고, 전날 '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을 공개한 대우건설은 2%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리비아에서 시공중인 프로젝트 규모는 총 92억달러(약 11조원)에 이르지만, '리비아발(發) 악재'가 실적 등 개별 이슈만도 못 하다는 얘기다.

이밖에 올해 게임업계 최대어로 꼽히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2' 출시에도 불구하고 게임주가 비교적 잘 버티고 있고, 대형 은행주는 지난 2분기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우려되고 있음에도 이날 대부분 1%대의 강세를 보이고 있다.이선엽 신함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가 박스권 돌파 이후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단기 악재와 호재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건강하다는 방증"이라며 "뉴스 플로우보다는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안재광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