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인터뷰] "다음 대회부터 퍼터 두 개 들고 출전할 것"

"퍼터교체 좋은경험, 후회 없다
라인 잘 보이고 자신감도 얻어
3m 내 거리는 신형퍼터 쓰겠다"
"새 퍼터를 사용한 존디어클래식과 브리티시오픈에서 연속 커트탈락했습니다만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 방식을 써보지 않았다면 후회했을지도 모릅니다. "

한국남자골프의 '간판' 최경주(40)는 우승을 하지 못했는데도 크게 주목을 받았다. 독특한 퍼트 자세 때문이었다. 최경주는 커트탈락한 두 대회에서는 '후안(juan) 퍼터'라고 불리는 퍼터를 사용했고,지난주 스칸디나비안마스터스에서는 종전 퍼터(캘러웨이 오딧세이)를 들고 나갔다. 스칸디나비안대회에서는 초반 선두권이었다가 13위로 내려앉았다. 그러자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최경주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자택으로 돌아가 다음 주 열리는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을 준비 중이다. 팬들의 관심은 그가 브리지스톤 대회에서 어떤 퍼터를 들고 나올지에 쏠려 있다.

"후안 퍼터와 종전 퍼터를 함께 들고나가는 것을 생각 중입니다. 3m 내 거리는 후안 퍼터로 하고,그 이상 거리는 종전 퍼터로 하는 것이지요. 물론 웨지나 롱아이언 중에서 하나는 빼야겠죠."

최경주는 후안 퍼터의 어떤 점에 반했을까. 후안 퍼터는 그립이 두 개 있는 기다란 퍼터다. 최경주는 볼과 홀을 정면에 두고 오른손으로 퍼터를 앞으로 밀어치는 게이트볼 자세(사이드 새들)로 스트로크했다. "이 자세로 퍼트하면 확실히 퍼트 라인이나 브레이크가 잘 보입니다. 옆이 아니라 정면에서 두 눈으로 보고 치기 때문에 왼쪽으로 굽어지는지 오른쪽으로 굽어지는지,경사가 얼마나 있는지 분명히 보입니다. 종전 퍼트로 돌아간 스칸디나비안대회 때 2~3m 거리를 10여차례나 놓쳤어요. '후안 퍼터를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짧은 거리에선 후안 퍼터와 이 자세가 확실히 좋습니다. "

최경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2~3m 거리의 퍼트 라인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어드레스하면 의구심이 들었고,그러다 보니 100% 만족할 만한 퍼트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후안 퍼터를 사용하고부터는 라인에 확신을 갖게 됐고,마음도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한다.

"후안 퍼터와 방식에 대해 비난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완벽하게 퍼트합니까? 이들에게 '옆으로 치는 것만이 최고라는 법이 없지 않으냐'고 하면 '네 말이 맞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 사람들에게 한번 이 방식으로 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최경주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이 방식을 권장한다. 아들(호준)에게 이 방식을 두 시간 연습시킨 뒤 내기를 한 결과 아들이 자신을 이겼다고 한다.

"골프에 입문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효과가 있고요. 경력이 있는 골퍼라도 퍼트가 안 되면 이 방식으로 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퍼트 실력이 늘 것입니다. 다만,연습이 뒤따라야 합니다. 저도 이 방식으로 연습한 지 한 달밖에 안 돼 아직도 완전히 몸에 배지 않았어요. "

미국 진출 후 스윙 교정,살빼기,퍼트 자세 교체 등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온 최경주.현역 선수 가운데 유일한 퍼트 자세를 취하지만,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의 도전과 변신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주목된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