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밀기상서비스 체제 구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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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동네예보 산업수요 못따라최근 전 세계는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상 기상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그 피해가 심각하게 확대되고 있다. 집중호우,강설,태풍,안개,폭염과 같은 악기상은 국민들의 쾌적한 삶 추구에 심각한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고령화된 연령층이 이런 위험에 쉽게 노출되면서 기후 및 기상정보는 국민건강과 복지향상에 필수적인 요소로 등장했다. 영국 기상청은 따뜻하던 겨울에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이틀 뒤에는 심장마비 환자가 3분의 1 이상 증가하고,닷새 후에는 뇌졸중 환자가,12일 후에는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내원자들이 급격히 증가하며,추운 겨울에 기온이 섭씨 1도 더 떨어지면 하루 사망자 수가 1.37%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역특성 감안한 모델 개발해야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고온현상은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한 인구의 집중화에 기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00년대 이후 평균기온이 1.7도 올랐는데,이 중 6대 도시 거주 인구는 전체 인구의 90% 이상으로 도시지역의 인구집중화가 기온 상승에 20~30% 기여한 것으로 기상청은 판단하고 있다. 세계 선진 주요 도시들은 2~3년 전부터 국가의 재난 및 재해 방지,국민의 쾌적한 삶의 질 향상,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고정밀 기상정보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중이다. 이에 따라 국가의 중요 정책 분야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요소에 대응하고 극복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도시기상 그리드 서비스체계 구축이 돼 있지 않고,이를 지원할 과학적 정보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기상 기술력은 세계 9위로 1위와 10년 이상의 기술격차를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기후변화 이슈는 환경 문제에서 경제 및 기술개발 문제로 국면이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기상서비스 수준인 동네예보(가로 · 세로 5㎞,3시간 단위)에서 벗어나 보다 정밀하게 표적에 맞춘 고해상도의 서비스가 요구된다. 이는 강수,폭설,기온,습도,바람 등과 같은 기상정보를 기초로 한 도시기상모델 개발을 통해 큐브(퍼즐) 식으로 전문적 · 체계적 도시기상정보를 정부기관,공기업,사기업 등 각 분야의 정책결정자와 연구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단계를 말한다.
예를 들면 도시기상정보 서비스를 도시계획정비 사업에 활용하면 국지성 집중호우 때 도심지역의 배수시설을 정비 · 확장해 침수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나아가 이렇게 내린 비를 인공호수와 저수 시설 확보를 통해 식수 및 산업용수 등 수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겨울철 폭설로 인한 도로결빙 등 노면상태 악화 방지와 사고위험 감소를 위한 안전유지정보 제공도 매우 중요하다. 이런 정보는 지역특수적인 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단기적 기상환경을 탐지할 수 있는 기상정보 시스템을 실행함으로써 항공,물류,수송,도시재난 대책본부,군기관 등 다수의 사용자에게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원배치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기술을 통해 정부기관은 정책적으로 폭염의 위험에 대한 응급의료서비스 체제를 구축해 국민건강과 복지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심지역의 바람길 확보를 통한 대기질 향상과 에코도시 및 기후친화적 도시구축을 위한 기초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에너지자원 수입에 연 1000억달러 정도를 투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도시기상정보 서비스 중 특히 전력 수요 예측 및 수급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기상정보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전력생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도시지역,나아가 도시지역 간을 네트워크화한 기상정보 그리드 서비스의 기술개발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중우 인제대 교수·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