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신제강 공장, 고도제한 논란 '윈윈 해법' 찾았다
입력
수정
軍 "경제 고려 비행장 이전 가능"비행안전구역 고도제한 위반 논란에 휩싸여 1년간 공사를 중단했던 포스코 포항 신제강공장 건설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전망이다. 군 당국은 포항 신제강공장 인근에 있는 비행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대신,관련 비용 일부를 포스코로부터 제공받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이전비용 부담 긍정 검토"
조정 합의땐 9월말 준공 가능
실패땐 1조2천억 공사비 날려
◆군 당국-포스코 "윈-윈 모델 찾겠다"
국무총리실 산하 행정조정위원회는 포항 신제강공장 고도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군 당국은 포항 6항공전단이 사용하는 포항비행장을 다른 곳으로 옮겨,포스코의 공장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고도제한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 역시 군 비행장 이전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대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기존 비행장을 이전하려면 수백억원 안팎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군 당국은 그동안 포스코 신제강공장이 비행안전구역 제한고도를 위반한 건물이기 때문에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고수해 왔다. 공장 건설 과정에서 위법성을 벗어나기 위해선 공사를 아예 중단하거나 비행장을 이전해 법적 논란거리를 완벽하게 해결해야 하는데,공장 건설 백지화가 합당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지역 경제와 산업 경쟁력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군 당국의 입장도 변하기 시작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본질은 공장 건설 과정에서의 위법성을 해소하는 것인데,완공을 앞둔 공장을 다시 허무는 것은 지역 경제나 산업적 측면에서 파장이 클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며 "따라서 공장 건설을 진행하면서 위법성을 제거하기 위해 비행장을 이전하는 등의 차선책을 검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행장을 이전하면 포스코 측에서 상당 부분의 비용을 제공해야 원만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2008년 7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 규모만 1조4000억원에 달하는 포항제철소 신제강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연간 180만t의 생산 능력을 보태 조강생산량을 향후 4000만t으로 확대하기 위한 투자다. 그러나 착공 1년 만인 작년 6월 신제강공장의 높이가 문제가 됐다. 공장 높이가 85.8m에 달해 군사기지와 군사시설 보호법상 제한고도인 66.4m를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이후 군 당국과 포스코는 이 문제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최근 총리실 행정조정위원회를 통해 다시 협의에 들어갔다. ◆2조4000억원 규모 추가 투자 대기중
군 당국과 포스코가 행정조정위원회를 통해 합의점을 도출해 내면, 이르면 내달 초 포항 신제강공장 건설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포스코 측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건설 중단 이전까지 92%가량의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내달 초 공사를 재개해도 9월 말까지 준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군 당국과 포스코가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신제강공장 준공 시기는 해를 넘길 수도 있다. 최악의 상황엔 공장 건설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는 이미 신제강공장 건설을 위해 1조2000억원의 돈을 들였다. 공사 재개 시점이 미뤄지면 9월부터는 매달 수백억원의 생산 기회비용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년부터 생산량과 고품질 제품군 확대를 통해 중국 철강사들과 규모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어서 조속한 공사 재개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신제강공장 준공 시기가 미뤄지면 상 · 하 공정으로 연계된 추가 증설 투자도 지연될 공산이 커진다. 신제강공장 준공시기에 맞춰 투자를 예정했던 파이넥스 3호기와 4선재,스테인리스 공장 건설 등의 계획도 함께 미뤄야 하기 때문이다. 신제강공장 준공 이후 추가 증설 투자 규모만 총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