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미니신도시, 학교ㆍ조경 뛰어나지만 입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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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용인 등 올 1만 4천채 입주다음 달 입주를 시작하는 경기도 고양시 식사지구 일산자이 위시티(4683채).단지 내에 무려 2200여그루의 소나무가 심어져 마치 거대한 '소나무 공원'을 연상시킨다. 수령 100년 이상된 대적송만도 1500그루나 된다. 지름 70~80㎝짜리 느티나무 400여그루도 단지 곳곳에서 위용을 자랑한다. 블록별로 물 · 산 등을 테마로 한 실개천 잔디공장 미니석산 등이 조성돼 있다. 단지 안에 고양국제고를 비롯해 초 · 중 · 고교 5곳이 신설된다.
사업허가 오래 걸리고 高분양가
공급 과잉에 주변 시세 하락도
민간에서 개발한 '미니 신도시 시대'가 개막됐다. 하반기 들어 도시개발법에 의해 조성된 이들 민간 주거단지 입주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니 신도시는 기존의 민간 개발 아파트와는 달리 공원 학교 등 기반시설을 제대로 갖췄다. 조경과 건물 디자인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그러나 높은 분양가는 해결해야 될 숙제다. ◆민간 미니신도시 입주 시작
정부는 2000년 도시외곽의 관리지역과 도심낙후지역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도시개발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 따라 지금까지 전국에서 2009년 말 기준으로 145곳,4324만㎡(여의도 면적의 5.1배)가 민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런 단지들은 대체로 2000채 이상으로 이뤄진 대규모다.
도시개발구역 지정은 부동산시장이 과열됐던 2004년 이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런 단지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입주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미니신도시에서만 1만4000여채가 입주한다. 경기도 고양시에선 식사지구(7200채) · 덕이지구(4870채)의 입주가 8월부터 시작된다. 식사지구에선 GS건설의 '일산자이 위시티' 4683채가 집들이에 나서고,10월부터는 벽산건설의 '위시티 블루밍' 2528채가 입주에 들어간다. 덕이지구에서는 12월에 현대산업개발과 신동아건설이 각각 1556채 및 3316채가 입주를 계획 중이다. 경기도 용인권에선 신봉1지구(2700채)와 래미안이스트팰리스(2393채)의 입주가 진행 중이다.
민간에서 개발하는 국내 최대 도시개발지구인 인천 소래 · 논현지구(239여만㎡ · 약 72만평)도 집들이를 하고 있다. 1차 시범단지 2920채는 작년 7월 말 입주를 시작했고,2차 4226채의 입주가 연말과 내년 초에 이뤄진다. 이곳엔 약 1만2000여채의 주거시설이 들어선다.
미니 신도시 입주와 분양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2007년 18개 수준이던 연간 도시개발구역 지정건수는 2008년 31개,2009년 34개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절반의 성공
미니 신도시들은 도시 외곽의 난개발을 막았다는 점에선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행사들이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 대규모 미분양과 입주포기 사태에 직면한 곳이 많다. 실제 일산자이 위시티 분양가는 3.3㎡당 평균 1460만원으로 주변시세보다 300만원 정도 높다. 또 한 지역에서 너무 많은 대형 평형 공급이 이뤄지면서 주변 지역 매매가격을 급락시키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인 · 허가에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개발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이다. 개발컨설팅업체인 피데스PM의 김철수 사장은 "지역주민의 민원을 의식한 지자체가 인 · 허가에 소극적이어서 사업허가에만 보통 2~3년씩 걸린다"며 "이 때문에 금융비융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분양가도 덩달아 뛰게 된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