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뮤지컬…마술쇼…카지노…바다위에 둥지를 틀다

한·중·일 크루즈 여행
크루즈 여행은 편하면서도 알차다. 여행 중에 딱히 신경 쓸 일이 없다. 먹고 자고 노는 일 전부가 유람선 위에서 해결된다. 선실에서 잠을 자거나 카지노에서 밤새워 게임을 즐기는 사이 장거리 이동이 끝난다. 날이 밝으면 또 다른 기항지 관광을 즐긴다. 유람선이 준비한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은 종류가 다양하며 내용 또한 알차서 만족도가 높다. 크루즈 여행을 '여행의 꽃' '여행의 완성'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달리 있는 게 아니다.

◆한국인을 위한 특급 유람선그동안에는 싱가포르까지 가야 근사한 유람선을 탈 수 있었지만 요 몇 년 사이 많이 달라졌다. 한여름 극성수기에 부산에서 출발하는 특급 유람선이 생긴 것.중국과 일본까지 동북아 3국을 연결하는 로얄캐리비안크루즈의 레전드호가 그 주인공이다. 당연히 크루즈 여행객이 몰릴 수밖에.벌써 9월 마지막 항차까지 '라스트 콜'을 울리고 있다.

레전드호는 7만t급 중형 유람선.길이는 264m로 축구장 두 개 반을 이어놓은 것과 같다. 선폭은 32m.축구장 세로 길이의 절반 크기다. 높이는 서울시내 중층 아파트와 비슷한 11층.선실은 902실로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두 배 정도다. 최대 탑승 인원은 승객 2074명,승무원 726명 등 2800명.최고 운항속도는 24노트.시속 43㎞에 해당한다.

한국인 여행객을 위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어를 레전드호의 공식 언어 중 하나로 채택했다. 유람선 안의 모든 사인보드와 안내방송,안내문이 한글로 제공된다. 20여명의 한국인 승무원이 안내데스크,객실,레스토랑,카지노 등 곳곳에 배치돼 있다. 김치,갈비 등 한국인의 입맛을 즐겁게 할 메뉴도 준비했다.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휴식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중 암벽등반을 즐길 수 있다. 9홀의 미니어처 골프 코스는 가족용이다. 아이들은 어드벤처 오션이란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면 된다. 다른 나라에서 온 어린이와 쉬 어울린다.

댓츠 엔터테인먼트 대극장은 매일 저녁 다양한 공연이 이루어지는 공간.웨스트엔드 스타일의 뮤지컬,마술쇼,라이브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카지노 로얄은 10개의 테이블과 170여개의 게임 기기를 갖추고 있다. 블랙잭,포커,슬롯머신 등의 무료 카지노 강좌도 진행한다.

솔라리움과 실외 수영장은 어른들을 위한 휴식 공간.따뜻한 해수에 몸을 담그고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월풀을 갖추고 있는 실외 수영장 주변에는 선탠베드가 놓여 있다. 식사도 근사하다. 1000여명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로미오&줄리엣 다이닝 룸은 각 기항지에서 바로 구입한 야채,과일 등 신선한 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제공한다. 윈재머 카페는 뷔페식으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장소.세끼 식사가 모두 가능하다.

◆중국은 물론 일본까지

이달 출발하는 레전드호는 중국 톈진과 일본 나가사키 · 가고시마 · 후쿠오카 등에 기항한다. 톈진은 중국 화북지구의 중앙 직할시.명나라 때 도읍을 난징에서 베이징으로 옮길 때 베이징으로 가는 길목도시로 개발한 곳이다. 아편전쟁 이후 열강의 조계지가 있었던 곳이어서인지 유럽풍의 이국적 건물들이 많다. 명나라 시절 톈진청 자리는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나가사키는 매력적인 항구도시다. 1945년 원폭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든 평화공원,원폭 실물 크기 모형,사진,유품 등을 전시해놓은 원폭자료기념관,1800년대 동양 최대 성당이었던 우라카미 천주당,30여개의 작은 열탕이 있는 온천지 운젠지옥계곡 등이 있다. 페론 보트레이스,등축제,연날리기 대회 등의 축제는 일본에서도 다양성과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가고시마는 옛 이름인 사쓰마라고도 불리는 가고시마현의 중심도시다. 사무라이 저택이 보존돼 있는 지란 사무라이 마을과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사쿠라지마 화산을 구경할 수 있다. 가고시마 중앙 기차역의 아무 플라자에서나 가고시마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TIP

로얄캐리비안크루즈(02-732-7700,www.rccl.kr)는 부산에서 출발하는 7만 t급 레전드호의 '한·중·일 3국 크루즈' 여름상품을 판매한다. '한·중·일 8일'일정은 5·12·19일 부산 출발이다. 중국 톈진~일본 나가사키~가고시마~후쿠오카를 경유해 부산으로 돌아온다. 내측 선실 기준 1인당 133만9000원부터.19일 출발은 122만9000원부터.26일 부산항을 나서는 '한·중·일 8일'일정은 중국 톈진을 거쳐 일본 후쿠오카~가고시마~나가사키 순으로 여행한 뒤 부산에 입항한다. 내측 선실 기준 122만9000원부터.9월2일 출발 일정은 부산~톈진 편도 3일이다. 23만4000원부터.중국에서 오는 비행기 요금은 별도다.

가족 여행객을 위해 18세 미만 승객에게 49만9000원의 특별 요금을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