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의 청소년 음악회'를 색다른 무대로 꾸몄죠

'클래식 전도사' 서희태씨
지휘자 서희태씨(47)는 클래식 전도사다. 2008년 TV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예술감독을 맡아 클래식 붐을 일으킨 그는 '클래식,댄스를 입다' '삼색콘서트' 등 다채로운 공연으로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마련한 '번스타인의 청소년 음악회'도 클래식 입문용 공연이다.

"아주 색다른 연주회예요. 기존의 해설이 있는 클래식 연주회에서 해설자들은 곡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작곡자의 일생은 어떤지 등을 얘기하지만 사실 이런 내용들은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 있죠.저는 작품의 메시지와 함께 우리가 무엇을 느낄 수 있는지를 설명해요. 특히 연주곡들이 제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이야기하면서 관객들이 연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이 음악회는 다음 달 4~15일 서울 예술의전당,고양 아람누리,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대전 문화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린다. 뉴욕 필하모닉의 명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재치 있는 해설로 유명한 '번스타인의 청소년 음악회'를 무대로 옮긴 공연이다. 번스타인의 지적 재산을 관리하는 '레너드 번스타인 사무실'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해설 내용,영상,사진 자료 등을 사용한다.

서씨는 "어렸을 때 '번스타인의 음악회'를 보고 음악가를 꿈꿨다"며 "이번 공연에 오는 청소년들도 클래식에 귀가 트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주회는 3개 주제로 꾸며진다. '음악이란 무엇인가'에서는 로시니의 '윌리엄텔 서곡',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키호테',베토벤의 '교향곡 6번'을 들려준다. 이 주제에서 서씨는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바탕으로 번스타인의 해설에 또 다른 설명을 붙이면서 음악 감상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일깨워줄 예정이다. 두 번째 주제는 '소나타 형식이란 무엇인가?'다. 모차르트의 '반짝 반짝 작은별' '교향곡 41번' 등을 들려준다. 서씨는 "최근 오하이오주립대 등의 연구에 따르면 클래식 중에서도 소나타 형식의 곡들이 감성을 길러줘 아이큐(IQ)와 이큐(EQ)의 균형을 맞춰준다"며 "성적은 좋지만 감성과 사회성이 떨어지는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고 설명했다.

'음악 속의 유머'라는 주제에서는 하이든의 '교향곡 94번''교향곡 45번',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1번',브람스의 '교향곡 4번' 등을 들을 수 있다. 이번 연주회의 모든 주제는 기존의 '번스타인의 청소년 음악회'에서 따왔다.

서씨는 "하루 저녁에 소화할 수 있으며 가장 강렬하고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는 주제로 구성했다"며 "그렇지만 '번스타인의 청소년 음악회' 당시와 요즘 청소년의 감성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곡을 넣고 해설도 '오늘,여기'에 맞게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해설이 있는 연주회 등 관객에게 더 다가가는 공연을 할 거예요. 누군가는 이런 역할을 해야 하죠.이는 우리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다른 교향악단보다 기립박수를 많이 받아 단원들도 클래식 대중화에 자부심이 크죠."(02)6377-1250~4

글=김주완/사진=허문찬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