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社 65% 실적호전…주가는 제자리

"IT업황 불확실"…기관 10일째 팔자
대장주 셀트리온, 이달들어 7% ↓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됐지만 정보기술(IT) 업황 둔화 우려에다 기관 매도가 겹치며 주가는 제자리 걸음을 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선 지난 5일 포스코켐텍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총 90개 기업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54개 기업이 전년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늘었고 아이피에스 LIG에이디피 성원파이프 EMLSI 삼진엘앤디 등 5곳은 흑자 전환했다. 실적 발표 기업 중 65%가 호전된 실적을 낸 셈이다. 대장주 다툼을 벌이고 있는 서울반도체와 셀트리온은 나란히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고 네패스 주성엔지니어링 넥스트칩 등 IT주 중심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속출했다.

상반기 여행 수요 급증으로 하나투어가 전년 동기 대비 18배나 늘어난 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레드캡투어의 영업이익도 65억원으로 세 배 넘게 증가했다. GS홈쇼핑은 2분기 월드컵 특수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65.8% 늘어난 30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부진한 모습이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19일 4만985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계속 주가가 빠지다 이날 3.69% 반등해 4만3550원으로 마감했다. 셀트리온은 이달 들어 주가가 7%나 하락했고 주성엔지니어링은 상승률이 2.6%에 그쳤다. 대형주들이 좋은 실적을 내고도 주가가 부진한 탓에 코스닥지수는 이날 0.23% 내린 481.45로 마감하며 나흘째 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 1.74%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의 주가 약세는 하반기 IT경기 둔화 우려에다 외국인 중심 장세가 이어지며 수급도 유가증권시장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봉원길 대신증권 중소형주팀장은 "지금까지 실적은 기대한 대로 나오고 있지만 하반기 IT업황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이 주저하고 있다"며 "상반기 대형주 장세가 이어지자 기관투자가들은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코스닥 종목은 수익이 나면 팔고 대형주를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10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형주의 실적이 발표되는 내달부터는 코스닥 종목들도 상승세를 되찾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기초체력에는 문제가 없어 2분기 중소형주 실적이 확인되면 코스닥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