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우리금융 민영화] 부산·대구銀 "경남은행을 나의 품으로"

광주銀은 지역상공인들만 관심
정부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우리금융지주에서 분리해 매각하기로 함에 따라 두 은행 인수전도 본격화되게 됐다. 경남은행을 둘러싸고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지역 상공인들이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광주은행에 대해선 지역 상공인들이 인수의사를 표시했을 뿐 다른 희망자는 나타나지 않아 대조를 보이고 있다. 경남은행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지방은행 중 자산규모(6월 말 현재 35조원)가 가장 큰 부산은행이다. 부산은행은 2년 전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인수준비를 해왔다. 2조원 가까이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인수자금의 조달계획도 마련했다. 상당수 외국 금융회사와 사모펀드 등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할 의사를 비춰와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부산은행은 경남은행을 인수해도 두 은행을 합치지 않을 계획이다. 내년 설립예정인 지주회사 아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고유 이름으로 영업하는 '1개 지주회사,2개 은행 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이렇게 되면 경남은행을 인수해도 인원이나 점포 구조조정이 전혀 없다고 은행 측은 강조했다.

대구은행은 당초 다른 지방은행과 함께 공동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직접 경남은행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은행은 경남은행과 영업권역이 거의 겹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며 경남은행과 공동지주회사를 설립한다는 복안을 내놓고 있다. 경남지역 상공인들도 경남은행을 인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수자금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지가 변수다. 광주은행에 대해서는 뚜렷한 인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역 상공인들이 인수 의지를 비치고 있지만 자금조달 방법 등이 구체화된 것은 아니다.

호남지역이 연고인 미래에셋그룹과 한국금융지주회사가 인수 후보로 지적되지만 이들은 "은행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매각과정에서 값이 떨어지면 이들이 언제든지 나설 가능성은 상당하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