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높은 새내기주 줄줄이 하한가

이글루시큐리티, 공모가 대비 23% ↓
인터로조·하이텍팜도 상장후 약세
새내기 코스닥 기업들이 상장 첫날 줄줄이 하한가로 직행하고 있다. 공모가가 높게 매겨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4일 상장된 통합보안업체 이글루시큐리티는 공모가(1만4000원) 대비 23.21% 하락한 1만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보다 10% 낮은 1만260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하한가까지 밀렸다. 콘텍트렌즈 업체 인터로조도 지난달 28일 상장 첫날 공모가(1만2000원)에 못 미치는 1만8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하한가로 떨어졌다. 같은 날 상장된 의약품 업체 하이텍팜도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휴대폰 입력솔루션 업체 크루셜텍이 상장 첫날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들 종목은 상장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인터로조와 크루셜텍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높은 공모가를 꼽고 있다. 실제로 이글루시큐리티 등 4개 업체 모두 희망공모가 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한 대형 증권사 기업공개부장은 "신규 상장사들의 부진한 주가 움직임은 상장 주관사가 책정한 공모가를 시장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며 "투자자들이 현명해진 만큼 보다 엄격한 기업 가치 평가를 토대로 공모가를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약경쟁률이 높은 데도 상장 첫날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밀린 것은 올 들어 공모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공모주 사모펀드들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청약 당시 하이텍팜이 87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크루셜텍(555 대 1),인터로조(107 대 1),이글루시큐리티(59 대 1) 등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공모시장의 높은 열기가 상장 후 주가에는 이어지지 않았다.

봉원길 대신증권 스몰캡팀장은 "공모주 사모펀드들은 공모주가 나오면 일단 사들였다가 상장 첫날 주가가 실망스러우면 바로 팔고 나가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 투자자들도 이런 움직임에 편승하면서 신규 상장기업의 주가가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