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협회 “광고회사가 들인 노력으로 광고대행비 줘야"

[한경닷컴] 광고주들은 대부분 광고대행사에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수수료(commission) 제도와 함께 약정요금(fee) 제도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수수료제는 광고를 집행하는 데 사용한 매체비의 일정 부분을 떼어주는 방식이며,약정요금제는 광고회사에서 투입한 인력과 시간 등 비용을 산출한 뒤 적정 이윤을 더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한국광고주협회는 국내 광고비 지출액 기준 상위 30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설문에 응한 64개사 가운데 85.2%가 수수료제와 약정요금제를 병행해 광고주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5일 밝혔다.응답 기업의 9.2%는 전면 약정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수수료제를 유지하자고 응답한 기업은 5.6%에 불과했다.

광고주들이 약정요금제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광고대행사의 전문성을 기르며 △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IMC)을 강화하고 △글로벌 기준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광고주협회 관계자는 “일부 광고회사는 이미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방식으로 광고비를 받고 있다”며 “투입한 노력에 따라 비용을 주는 약정요금제를 도입하면 광고의 품질과 광고대행사의 전문성을 함께 기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훈 인하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브랜드 차별화와 기업·소비자 간 장기적 소통을 위해서는 기존 매체 이외에도 온라인 판촉 등 다양한 매체와 이벤트를 결합하는 IMC가 필요하다”며 “광고회사가 수행한 서비스 비용을 산출하는 약정요금제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광고 선진국에서는 약정요금제로 전환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고대행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광고업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약정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이미 ‘갑’으로 자리잡은 광고주가 광고회사에서 들인 시간이나 노력 등 서비스에 대해 제대로 수당을 계산해줄지 장담할 수 없다”며 “인지율이나 이미지 제고 등 장기적인 효과를 목적으로 한 광고는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