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포기로 단지내 상가도 '빈 점포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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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입주단지 140곳 상가수도권 신규 아파트 단지에서 입주 포기가 늘고 있는 가운데 단지 내 상가에도 미입점 대란 조짐이 일고 있다. 입주가 부진하자 상가 임차인들이 입점을 꺼려 빈 점포가 크게 늘고 있어서다.
공실 시달려…용인·파주 심각
◆빈 점포 늘어나는 신규 단지5일 상가정보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입주한 수도권 아파트 단지 140여곳의 상가 가운데 점포 공실률은 80%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용인시 성복동 H아파트는 집들이가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단지 내 상가 두 개동은 대부분 비어 있다. 한 개동은 지상 5층 건물이 완전히 공실이다. 인근 한 개동도 중개업소, 정육점, 편의점 등 5개 점포만 입점했을 뿐 90%는 고스란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용인시 신봉동 D아파트도 입주 넉 달째를 맞았지만 단지 내 점포 8곳 중 중개업소 3곳만 입점했다. 슈퍼마켓,미용실,세탁소,문구점 등은 없다. 상가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판교신도시 단지 내 상가도 빈 곳이 수두룩하다. 입주 석 달째인 T아파트 상가는 1층보다 임대료가 싼 2층 일부만 입점이 이뤄졌다. 지상 1층 점포는 6개 중 2개만 중개업소로 채워졌다.
서울지역 주상복합 · 오피스텔 저층부 상가도 마찬가지다. 서울 충무로4가 N주상복합(지상 32층)은 저층부 68개 중 44개가 잔량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 단지 내 상가도 일부 인기지역을 제외하곤 점포 매각률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LH는 수도권 단지 내 상가 31개를 입찰에 붙였으나 11개를 파는 데 그쳤다. 지난달 15일에는 인천 송도신도시 '웰카운티' 단지 내 상가 잔량 23개를 분양가의 51%에 내놨지만 3개만 낙찰됐다. ◆공실 줄여라…출혈 마케팅
빈 점포가 늘면서 시행사나 건설사들의 '임차인 모시기 마케팅'도 달아오르고 있다. 할인분양과 통매각(묶어팔기)은 기본이고,선임대 후분양,운영자금 지원 등 다양한 출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서울 충무로 N주상복합 시행사는 임차인에게 인테리어 비용을 대주는 이벤트를 내걸었다. 경기도 일산 한 근린상가는 최근 임차인을 위한 고객지원실을 개설,전문가를 불러 점포 운영 노하우 등을 전수해 주는 입점서비스를 시작했다. 점포를 매입하면 임차인까지 찾아 주고 있다. 울산도시공사는 최근 개장한 한 근린상가 입점률을 높이기 위해 대출금 지원과 점포당 500만원씩의 입점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상권이 제대로 형성될 때까지 공용 관리비를 면제하고 전자상거래 시스템 무료개설,외부 간판 제작 · 설치 서비스 등도 제공키로 했다.
분양컨설팅 업체인 우영D&C의 조우형 대표는 "시행사와 건설사들이 입점률을 높이려고 출혈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