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급락 LED株…외국계 '후려치기'에 애널들 '반발'

이번엔 LED(발광다이오드)주다.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에 이어 LED가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전망으로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수요 둔화는 LCD 패널업체들의 재고조정에 의한 것이며, 재고조정이 끝나면 다시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 "삼성전기 3분기가 정점"

5일 LED 관련주의 급락은 JP모건의 삼성전기 보고서에서 촉발됐다. 이 증권사는 삼성전기의 실적이 3분기를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사로부터 LED부문에 대한 단가인하 압력이 있을 것이란 게 이유다. JP모건은 "삼성전기는 그동안 빠듯한 LED 백라이트유닛(BLU) 공급과 강한 수요 덕분에 높은 마진을 누렸다"며 "그러나 삼성전기의 LED와 삼성전자의 TV 사업간 늘어나는 이익 차이로 인해 마진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JP모건은 이날 삼성전기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전날 종가인 13만7500원보다 낮은 13만원을 하향조정했다. 사실상 '매도' 의견이다.

대장주인 삼성전기가 단가인하에 들어가면 다른 업체들도 압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확산돼, LED주가 급락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각각 9.09%, 9.27%나 밀렸다.

성호전자(9.09%) 루멘스(6.76%) 서울반도체(4.82%) 오디텍(2.97%) 금호전기(2.95%) 우리이티아이(2.24%) 등의 낙폭도 컸다. 서울반도체는 이날 급락에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가 2위로 밀려났다. ◆"우려 과도하다"

국내 전문가들은 LED주의 급락세에 대해 '우려가 과도한데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우용 신영증권 연구원은 "JP모건의 보고서와 더불어 현재 LCD 패널업체들의 수요 둔화로 LED업체들의 실적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며 "패널업체들의 수요둔화는 재고조정에 의한 것이며, 7~8월 재고조정이 끝나면 9월부터는 물량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수요가 증가하면 이에 따라 투자심리도 살아날 것이란 판단이다. LED 가격조정이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ED에 관한 이슈의 핵심은 LCD TV 수요에서 나왔다"며 "현재 중국을 비롯한 세계 수요가 생각보다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TV가격이 많이 하락해 수요가 많았는데, 올해는 부품 부족으로 가격이 빠지지 않았다"며 "TV는 한번 사면 오래쓰는 내구재적 특성이 있어 가격이 하락해야 수요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LED 부품의 가격이 하락하면 LCD TV의 가격도 하락해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판단이다.

한편 최근 외국인이 상승장을 주도하면서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에 주요 대형주들이 휘둘리고 있다. LED주에 앞서 하이닉스와 대한항공 등도 외국계 증권사의 실적정점 논란에 급락세를 겪은 바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달 16일 도이치증권과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매도' 의견을 제시하면서 6.56% 급락했고, 대한항공은 지난달 28일 메릴린치가 목표주가를 현주가보다 낮은 6만6000원으로 하향해 5.13%까지 밀렸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관들이 쏟아지는 외국인의 매도물량에 운용수익률 하락을 우려, 같이 '팔자'에 동참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