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지구 워터프런트 축소 검토] 요트선착장 등 취소…9000억 사업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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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부채 줄이기 신호탄…주민들 "원안사수" 반발서울시가 마곡지구 워터프런트(수변도시) 축소 검토를 5일 공식화했다. 최근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과 서울시의회의 재정위기 봉착 가능성 지적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이다. 일부에선 서울시가 대형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군살 빼기' 전략을 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서울시는 "백지화가 아니라 사업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의 재조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개발사업 구조조정은 해당지역 주민들의 이해 관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마곡지구 워터프런트 축소서울시가 꼽은 대표적 축소 대상은 마곡지구 내 워터프런트 사업이다. 인공 호수와 요트 선착장,페리터미널 등을 갖춘 워터프런트를 짓는 데 9000억원가량이 소요된다. 김병옥 서울시 도시계획국 마곡개발과장은 "부지 조성비용과 보상비 등 선 투자비가 많이 들고 나중에 용지를 분양하는 방식이어서 자금 회수기간이 늦다"며 "사업 시행자인 SH공사의 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사업 계획을 재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마곡지구에 도시 여가생활 및 복합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워터프런트를 조성키로 했으나 전시행정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노현송 강서구청장도 최근 "한강물을 끌어들여 수변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전시행정이며 환경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며 서울시에 재검토를 압박했다.
워터프런트 조성 계획이 일부 축소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일부 강서구민들은 오는 11일 강서구청 앞에서 워터프런트 원안 사수 시위를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 규모 얼마나 되기에
서울시는 워터프런트 외에도 마곡지구 내 기반시설 설치 규모를 조정하거나 공동주택 용지매각 일정을 앞당기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각종 도로 터널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공사는 미착공 사업을 대상으로 타당성을 다시 따져보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가 개발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고 SH공사 등 산하기관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시의회 재정분석 태스크포스팀은 지난 2일 "개발 사업 남발로 빚은 늘고 세입은 줄어드는 구조적인 재정 문제에 빠졌다"며 "부채를 감당하기 힘든 부도 위기 상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시의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회계에 잡히지 않은 시 부채는 은행 일시차입 1조원과 지방채 발행 4000억원,재정투 · 융자기금 7000억원 등 2조1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서울시의 주요 세외 수입원인 시금고 이자수입은 2008년 1550억원에서 지난해 179억원으로 급감했다고 시의회는 주장했다.
서울시 산하기관인 SH공사의 부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SH공사 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6조3455억원으로 서울시 산하 공기업 전체 부채 23조6356억원의 70%를 차지한다. 하루 평균 이자만 15억원을 내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9일 발표 예정인 '부채관리 등 재정운용 방안'에 △마곡지구 사업 축소 △SH공사의 각종 개발사업 조정 △서울시 대형 프로젝트 일정 조정 등을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