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오리 '백조를 꿈꾸다'…일부 소외주 '급등' 양상

'회사는 좋은데 주가가 참…'

이런 말을 듣던 일부 소외주에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IT(자동차) 자동차 화학 등 시장에서 각광받는 업종이 아니어서, 혹은 실적 우려가 커서 그간 투자자들의 관심 밖에 있던 종목들이다. 우량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기반으로 본격 상승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대동공업, 농산물 가격 폭등에 닷새간 30%↑

6일 대동공업은 전날보다 410원(7.90%) 오른 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890원까지 오르며 1년 신고가 기록도 세웠다.

대동공업 주가는 이달 들어 닷새 간 30.23% 급등했다. 지난 2일에는 2009년 5월 15일 이후 1년 3개월만에 처음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거래량도 급증하는 추세다. 평소 10만주를 넘기 힘들었던 거래량은 2일 34만여주에 이르렀고, 다음날인 3일에는 36만주로 더 늘었다. 이날 거래량은 42만여주로 올들어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다.

농기계 업체인 대동공업이 이처럼 증시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최근 농산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6월말 이후 전일까지 밀은 69%, 원당은 16.2%, 옥수수는 13.9%, 대두는 11.2% 각각 상승했다.

이상기온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게 주된 이유다. 투기적 거래가 농산물에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도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최근 △기상악화와 재배면적 감소 △달러화 약세기조의 장기화 △투기세력 진입 등으로 인해 농산물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대동공업은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 농기계 부문 국내 1위 기업이다. 농업이 사양산업이란 이유로 증시에서 대표적인 '비인기 종목'으로 꼽혔지만, 최근 농업 산업이 전세계 주요 이슈로 부각되자 같이 '뜨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 2대주주인 '주식농부'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앞으로 농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며 수 년째 지분을 보유중이다. 그는 최근에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만7520주와 1만9730주씩을 장내에서 추가 매수했다고 금감원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박 대표의 대동공업 보유주식은 272만9105주(지분율 11.5%)까지 확대됐다.

◆영원무역, 3분기 실적 본격 '턴어라운드'

'노스페이스'로 잘 알려진 아웃도어 의류업체 영원무역에는 최근들어 기관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기관은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의 누적순매수량은 16만8617주이다. 이에 힘입어 영원무역 주가는 이날 2% 가까이 오르는 등 같은 기간 15.13% 상승했다.

증권사들은 영원무역의 지난 2분기 실적이 부진했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 실적은 좋아질 것으로 기대해서다.

강희승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영원무역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10.9%와 14.8% 감소한 1873억원과 158억원에 불과할 것"이라면서도 "3분기에는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3분기가 성수기인데다 바이어들의 주문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서다. 2분기에 이월된 선적 물량도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점쳤다. 3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88억원과 325억원을 제시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보다 더 좋은 매출 3158억원, 영업이익 359억원을 3분기 예상 실적으로 최근 내놨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0.5%, 영업이익은 5.5% 늘어난 것이다.

영원무역의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가 지분을 꾸준히 늘리는 것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주가 하락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해 7월말 지주사로 분할된 뒤 같은해 11월부터 사업회사인 영원무역의 지분을 늘리기 시작, 37.73%에서 최근 49.74%까지 크게 확대했다. 회사 측은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연결재무재표를 작성하기 위해 '50%+1주'까지 지분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위축된 제약환경에도 '깜짝실적'

'우루사' 제조사인 대웅제약도 최근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8일 장중 4만200원으로 저점을 친 뒤 이날까지 채 한 달 만에 20% 가량 상승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연일 '사자'에 나선 기관 투자자들이 상승을 주도했다.

대웅제약은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근절 의지와 약가인하 정책 등으로 인해 업계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도 좋은 실적을 냈다. 지난 1분기(2010년 4~6월) 매출 1728억원과 영업이익 310억원을 기록, 작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17.7%와 167.5% 늘었다.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건복지부가 고가 의약품 가격을 일괄 인하할 예정인데 여기에 대웅제약의 대형 의약품 '올메텍'은 다행히 포함되지 않았다"며 "특허 만료로 복제약 출시가 가능한 2013년 9월까지 약가인하 리스크에서 다소 자유로워 진 만큼 매출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마진이 낮은 도입 의약품에 매출 의존도가 높아 향후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 수준일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