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LPGA 1년차 이일희 "신지애·최나연에게 밥상서 골프 배워요"

"낯선 곳에서 혼자 다 해결해야 되니까 힘든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적응기가 끝나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

천성이 낙천적이어서일까. 지난주 KLPGA 볼빅 · 라일앤스코트여자오픈에서 3위를 차지한 이일희(22 · 사진)의 표정은 밝았다. 올 시즌 미국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그는 지난달 말 일시 귀국,KLPGA투어에 출전하고 있다. 메인 스폰서(후원업체)가 없는 이일희는 지난해 12월 퀄리파잉토너먼트(Q스쿨)를 통해 조건부로 미LPGA투어 출전권을 땄다. 그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한다. 항공편 예약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지만 나머지는 스스로 처리한다. 이동할 때도 캐디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비행기로 이동하는 일이 잦아요. 다음 대회 코스가 가까우면 주변 선수들의 차를 얻어 타고 다녀요. "

끼니를 챙기는 것도 큰 일이다. 혼자 밥을 먹는 일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챙겨 먹기가 힘들다. "지은희 신지애 최나연 이미나 등 선배나 동료들이 밥 먹으러 가자고 하면 냉큼 '조인'해요. 밥 먹으면서 배우는 골프 노하우가 쏠쏠해요. "

영어 습득 속도도 빠른 편이다. 대회장을 따라다니는 영어 강사한테 주기적으로 레슨도 받고 있다. 그는 미국 골프장들의 코스가 한국과 너무 달라 놀랐다고 했다. "코스 전장이 한국보다 200야드가량 길고요. 페어웨이는 좁고 러프는 질기며 그린은 작은 데다 빨라요. 사방으로 뚫려 있는 곳에서 부는 바람도 종잡을 수 없어요. 마치 다른 세상에서 골프를 하는 느낌이 들어 애를 많이 먹었죠."성적에 대해서는 의외로 당당했다. "루키 때는 다 힘들잖아요. 처음이니까 조급하게 마음먹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하반기에는 좀 더 잘해 내년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시드를 확보하는 게 목표예요.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