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최악" 건설株, 외국계 투자회사는 '야금야금'

'역발상 투자? 장기투자?'

대형 외국계 투자사들이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해외 수주 불확실성 등 2중고의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건설주에 대한 지분을 늘리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국내 건설주들의 주가가 바닥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콩계 투자사인 JF에셋 매니지먼트(JF Asset Management Limited)는 특별관계자와 함께 대림산업 주식 40만6997주(1.16%)를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에 따라 JF에셋 매니지먼트측 보유주식은 기존 303만6362주(8.73%)에서 344만3359주(9.89%)로 늘었다.

프랭클린템플턴그룹 계열의 FTIF 템플턴 아시아 성장주 펀드(FTIF Templeton Asia Growth Fund)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4일까지 GS건설 주식 256 만2654주(5.02%)를 장내에서 매수했다.템플턴자산운용(Templeton Asset Management, Ltd.)은 지난달 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템플턴측은 2009년 11월 이후 현대산업개발 주식 75만3623주(1.00%)를 추가 매수해 보유지분을 17.43%(1313만6025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기존 최대주주인 정몽규 대표이사 회장의 보유지분 17.06%를 넘어서게 됐다.

전문가들은 대형 외국계 투자사들의 경우 국내 펀드보다 단기적인 투자 수익률에 대한 부담이 적어 업황이 좋지 않은 지금 건설주들을 매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윤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건설업황은 좋지 않지만 건설주들의 주가는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며 "향후에 좋아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매입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들 대형 건설사들이 부도날 정도로 위험하지 않고 주가는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지금 사두면 업황이 호전됐을 때 차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한 운용사 매니저는 "국내 운용사들의 경우 월별, 분기별, 반기별 등 수익률 평가를 받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며 "업황 부침에 따라 관련주들을 조정할 수 밖에 없고 펀드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외국계 투자사들처럼 건설주의 장기 투자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태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점차 건설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