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마일리지 카드 약정대로 줘라"…법원, 계약변경 일방 통보 안돼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고연금 판사는 10일 강모씨 등 씨티은행 신용카드 사용자 108명이 한국씨티은행을 상대로 "항공 마일리지를 원래대로 제공하라"며 낸 집단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카드 회원 가입신청서 등에 '신용카드 개인회원 규약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합니다'라는 부분에 서명한 사실로는 씨티은행이 설명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강씨 등은 연회비 2만원에 카드 사용액 1000원당 2마일을 적립해준다는 씨티은행 '아시아나클럽 마스타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했다. 그러나 은행 측은 항공사와의 제휴 비용 등을 이유로 2007년 5월부터 1500원당 2마일로 적립률을 변경했다. 은행의 일방적인 조치에 반발한 카드 이용자들은 애초 약정대로 마일리지를 달라고 소송을 냈다.

은행은 항공사에서 마일리지 비용을 인상하는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고 회원에게 이런 사정을 알렸으므로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한 반면，강씨 등은 개별적인 동의 없는 일방적 통보만으로 계약을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소송을 대리한 장진영 변호사는 "가입자들이 다른 혜택이 하나도 없는 이 카드를 마일리지 때문에 사용했는데 은행 측이 일방적으로 혜택을 줄이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해 소송을 냈다"며 "이번 소송으로 카드 이용자들이 적게는 수천마일에서 많게는 7만마일(한국과 미국 왕복 가능)의 마일리지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