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산림과학대회] "민둥산을 35년만에 푸른숲으로…한국의 산림녹화, 세계가 감탄"

최완용 국립산림 과학원장
"숲 치유,이산화탄소 감축,건축자재 등 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의학 경제학 물리학 건축학 등과 융합 · 복합 연구를 해야 합니다. "

서울 총회를 공동 주관하는 국립산림과학원의 최완용 원장은 "한국의 산림 연구가 지금까지 산림 녹화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산림자원을 어떻게 육성하고 활용해야 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원장은 예컨대 최근 관심을 끄는 숲 치유에 대해 "천식환자들이 어떤 나무가 많은 숲을 가야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를 연구자들이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는 수종이 무엇인지,건축자재로서 질이 뛰어나면서 적은 비용으로 키울 수 있는 수종은 무엇인지 함께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2004년 산림과학대회 유치 경쟁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치고 한국이 선정된 것에 대해 "전쟁의 폐허 속에서 35년 만에 산림 녹화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 보전,사막화 방지 등의 글로벌 이슈에서 한국이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산림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줄기와 뿌리 안에 저장을 한다"며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산림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2012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990년 대비 6%로 정했는데 그 중 3.6%를 산림이 담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지방자치단체의 산림환경세 도입 △기업의 산림 정비 및 보전활동 △기업과 국가의 산림 공동조성 △목재사용운동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산림정책에 대해서도 변화를 주문했다. 최 원장은 "과거 산림정책은 나무를 키워 산사태와 산불을 막는 것이 전부였다"며 "이제는 산을 보다 가치있게 바꿀 수 있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나무를 심을 때 비싸게 팔리면서 잘 자라는 수종을 택했다면 기후변화에 대응해 광합성을 많이 해 이산화탄소를 잘 흡수하는 수종을 심도록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강에서 500m 이내 지역에는 버드나무나 포플러나무 등 이산화탄소를 많이 흡수하는 수종을 심는 방안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에 제안해 논의하고 있다"며 "강변에 나무를 심어 지구온난화도 막고 국민들의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