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 2번'은 장엄한 부활의 노래

이명주씨 서울시향과 협연
신예 소프라노 이명주씨(30 · 사진)에게 말러는 각별하다. 그는 오는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말러의 '교향곡 2번'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함으로써 말러의 교향곡 중 여성 성악 솔로 파트가 있는 작품 전곡을 부르게 됐다. '4번'은 대학 시절,서울대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와 함께했고 ,'8번'은 2년 전 상하이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세계 무대에서도 말러의 교향곡을 전부 부른 여성 성악가는 드물다.

"말러는 다른 작곡가와 달리 교향곡에 인간의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넣었어요. 이번에 공연하는 '2번'의 앨범은 넉장이나 갖고 있어요. 그 정도로 아끼는 작품이죠.제 목소리가 특별히 말러의 작품에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말러의 '교향곡 2번'은 기존의 4악장 교향곡 형식을 파괴하고 120여명의 대규모 교향악단 연주,합창과 성악이 두드러진 곡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서울시립교향악단 125명,국립합창단 · 서울시합창단 등 150여명의 합창단,이씨와 메조소프라노 페트라 랑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씨는 "2번은 '부활'이라고도 불리는데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는 대곡"이라며 "장엄한 음악적 드라마 속에 오케스트라,합창,독창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주회는 올해 말러 탄생 150주년,내년 서거 100주년을 맞아 서울시립교향악단이 펼치는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회의 첫번째 무대다. 올해 1,2,3,10번,내년에는 4,5,6,7,8,9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서울대 음대를 실기 수석으로 입학한 이씨는 대학 졸업 후 독일학술교류처의 예술 분야 장학생으로 독일 뮌헨 음대에서 공부했으며 오페라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최근 최고연주자 과정을 조기졸업했다. 내달부터는 오스트리아의 린츠극장 전속 성악가로 무대에 선다. 지휘자 정명훈씨와의 공연은 이번이 여섯 번째.지난해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연주회의 독창자로 출연했을 때 정씨의 요청으로 이번 공연을 함께하게 됐다. 그는 정씨의 셋째 아들 정민씨와도 인연이 깊다. 지난 2월 부산 소년의집 관현악단인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의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에서 정민씨가 지휘봉을 잡았고 이씨는 협연자로 나섰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