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미국법인 주식은 1株에 163억?

무액면 발행 따른 '착시'
만도가 미국 현지법인인 만도아메리카의 증자에 참여해 주식 1주를 1400만달러(약 163억원)에 취득한다고 지난 11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이번 증자로 만도아메리카의 주식수는 1000주에서 1001주로 늘어난다.

비상장사인 만도아메리카를 상장사와 절대 비교하긴 어렵지만 단순히 주당 가치를 163억원으로 보면 1001주를 곱한 시가총액이 16조3163억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 만도의 시총이 2조2312억원(12일 기준)이니 해외 자회사의 시총이 본사의 7.3배에 달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는 국내에선 허용되지 않는 '무액면 주식' 발행으로 인한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자본금 625억원인 만도아메리카는 설립 때부터 무액면으로 1000주만을 발행해 설립됐고,이번 증자 역시 무액면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무액면으로 주식을 발행하면 주당 발행가액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만약 국내 법인의 유상증자였다면 주당 발행가액을 정한 뒤 유상증자 금액 163억원에 해당하는 만큼의 주식을 발행해야 한다. 상장사라면 증시에서 형성된 주가로 주당가치를 정하지만 비상장사는 기업가치를 따로 계산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도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만도아메리카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무액면 주식을 발행하면 증자 등 자본 확충 문제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