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쌍용차 매각, '상하이車 실패' 되풀이 말아야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인도의 자동차 대기업 마힌드라&마힌드라(M&M)가 선정됐다.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11월까지 정밀실사와 가격협상 과정 등에서 불확실한 면도 아직 남아 있지만 현재로서는 쌍용차가 인도업체를 새 주인으로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쌍용차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경영실패와 기술유출 논란 등으로 대주주 자격을 잃은 중국 상하이자동차 사례의 재판이 되지 않고 다시 비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SUV를 강점으로 하는 인도의 M&M은 쌍용차 인수를 통해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자신들은 상하이차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쌍용차와 M&M이 협력할 경우 SUV 등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물론 인수가격 등에서 협상이 제대로 안되거나, 또 그 과정에서 과거 상하이차 때처럼 기술유출 논란이 일게 될 경우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쌍용차는 재건을 시급히 필요로 하고 있고, 인도 M&M 역시 상하이차 실패의 교훈을 모를 리 없을 것이고 보면 상호 윈-윈을 향한 슬기로운 타협점을 찾아낼 여지는 충분히 있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국경을 넘어선 자동차 기업들의 인수 · 합병과 이를 통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재편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런 점에서 인수 · 합병에 대해 우리가 막연한 피해의식을 갖거나 부정적 시각으로 볼 일은 절대 아니다. 인수가 실패로 끝난 사례도 있지만 성공한 사례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M&M의 쌍용차 인수가 하나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다면 투자와 일자리, 그리고 경쟁력 측면에서 쌍용차는 물론 한국경제에 좋은 일이고, 나아가 우리나라와 인도 등 신흥국과의 산업협력을 확대할 좋은 기회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