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고문 복귀 시점은…삼성 조직개편 맞물려 주목

연말께 李회장 보좌 조직 맡을듯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과 김인주 전 삼성전자 사장 등 옛 삼성 전략기획실 핵심인사들이 13일 대거 사면됨에 따라 향후 삼성의 경영체제 개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심은 이건희 삼성 회장을 보좌할 그룹 조직 재건과 이 고문 등의 현업 복귀 시기다.

삼성은 이 문제의 민감성을 의식해 일단 침묵을 지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여론 등을 의식해 별도 논평도 내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그룹 조직이 이학수 고문을 정점으로 다시 재편될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 시기는 연말께 사장단 인사 등과 맞물려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은 전략기획실 해체 후 사장단회의를 중심으로 새로운 지도체제를 구축해왔고 지난 3월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로 구심력도 생겼다"며 "옛 경영진이 사면됐다고 당장 조직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무적으로도 9월부터 내년 사업계획 작성에 착수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을 크게 흔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룹 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한 실무작업은 당장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이미 이 회장 복귀를 발표할 때 △브랜드관리실 △업무지원실 △법무실 등의 3실을 그룹조직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 주변에서는 이 3실을 총괄할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등 다양한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이학수 고문은 3실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아 이 회장을 다시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올 들어 모든 대외행사에 이 고문을 대동해 변치 않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공식 직함이야 어떻든 이번에 사면을 받은 이 고문은 예전보다 사무실 출근 횟수와 시간을 늘리며 여러 경영 사안들을 직접 챙길 가능성이 높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