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간부, 부품社서 금품 수수…이번엔 '뇌물 게이트'?

한국 등 亞업체 6곳서 12억 받아
애플의 한 중간관리자가 아이폰과 아이팟의 부품을 공급하는 아시아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뇌물을 준 업체 중에는 한국 기업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애플의 글로벌 부품공급을 담당하는 폴 신 드바인(37)이 한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업체 6개사로부터 100만달러(약 12억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드바인은 애플에서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내부 기밀을 알아낸 뒤 애플에 액세서리를 공급하는 부품 업체에 정보를 전달하고 돈을 받았다. 부품 공급업체들은 전달받은 내부기밀을 애플과 유리한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활용했다. 또 앤드루 영이라는 싱가포르인도 드바인과 공모해 이들 업체에 내부 정보를 전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번 수사를 담당한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IRS)은 뇌물을 준 아시아 업체들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WSJ은 해당 업체가 한국의 크레신을 비롯해 중국의 캐다,싱가포르의 진리몰드 메뉴팩처링 등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크레신 측은 이 보도와 관련,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959년 설립된 이어폰 · 헤드폰 제조업체인 크레신은 전 세계 시장점유율이 30%에 이를 정도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알려진 세계적인 음향기기 전문기업이다. 현재 중국 인도네시아 미국 일본 홍콩 등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애플의 스티브 다울링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애플은 비즈니스 방식에 최고의 윤리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안팎에서 발생한 정직하지 못한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드바인을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지난 수년간 받은 급여와 뇌물 등을 포함해 100만달러를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고 WSJ은 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