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 된 'HMC 스팩'에 기관투자가 관심

현대차 계열사…상품성 좋아
배정물량 웃도는 수요 몰려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 투자 열기가 꺾인 가운데 HMC투자증권이 주관하는 스팩에 기관투자가들의 수요가 몰려 주목된다. 16일 한국투자신성장 1호 스팩이 청약에 들어가는 등 남은 스팩 공모일정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지난 13일까지 이틀간 기관투자가 대상으로 'HMCIB 제1호 스팩'의 수요 예측을 진행한 결과 기관 배정물량 117억8000만원을 웃도는 219억원의 수요가 몰렸다고 16일 밝혔다. HMC투자증권 측은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 배정분을 공모주식의 50%에서 60%로 늘렸다. 지난주 공모한 'SBI&솔로몬스팩' 등이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미달 사태를 빚은 것과는 다른 결과다. 이달에만 6개의 스팩 공모가 몰리면서 대부분의 주관사가 기관 수요를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김정태 HMC스팩 대표는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라는 차별성을 살려 친환경 자동차 분야의 우량 부품 · 소재 기업과 합병을 목적으로 한 점이 기관들의 관심을 끈 것 같다"며 "합병 심사 과정에서 현대자동차 출신 전문가들을 적극 참여시키는 등 전문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복진만 SK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스팩이 비슷비슷한 신성장 기업을 인수 대상으로 하는 등 차별성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데 선전한 것"이라며 "원금보장성을 높이기 위해 예치율을 100%로 끌어올리는 등 최근 스팩들의 상품성도 좋아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12~13일 공모청약을 실시한 솔로몬 스팩은 0.48 대 1,대신증권의 '그로쓰알파스팩'은 0.77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앞서 상장된 상당수 스팩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시장 분위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상반기 선보인 '대우그린코리아스팩' 등이 이르면 하반기에 기업 인수 · 합병(M&A) 협의를 가시화할 전망"이라며 "공모가 아래인 스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