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비 넘은 알파돔시티…"유상증자·PF로 1조 땅값 조달"

16개 출자사, 이사회 결의
PF대출 실행 가능성 미지수

판교역세권에 지어지는 주거 · 업무 · 상업 복합단지인 알파돔시티의 출자사들이 유상증자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1조540억원을 조달키로 했다. 이에 따라 자금난으로 무산 위기에 처한 알파돔시티 개발사업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지방행정공제회 롯데건설 산업은행 등 알파돔시티 16개 출자사들은 16일 경기도 분당에서 이사회를 열고 1967억원을 유상증자키로 결의했다. 또 16개 출자사가 각자 지분만큼 PF를 통해 9340억원의 신규 자금을 마련키로 했다. 16개 출자사들은 우선 유상증자금 중 1200억원(나머지 767억원은 운영자금)과 PF자금 9340억원 등 모두 1조540억원으로 밀린 2 · 5차 토지 중도금과 중도금을 내기 위해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을 갚을 계획이다. PF는 출자사 각자의 담보제공이나 지급보증 등 신용보강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유상증자 주금납입은 10월 초,출자사와 금융기관 간 PF 체결은 10월 말로 예정돼 있다.

출자사들은 사업조달이 끝나면 LH와 협의를 통해 사업계획변경안을 확정하고 연말께 개발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개발은 3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주상복합아파트가 지어지는 C블록은 오는 12월께,내년 개통예정인 신분당선을 끼고 있는 6블록(업무 및 상업지구)은 내년 3월,7블록(업무 및 상업지구)은 2013년 착공할 방침이다.

출자사들이 자금조달계획을 승인했지만 알파돔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동산시장이 극도로 침체돼 있어 9340억원에 이르는 PF계약이 제때 이뤄질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공사비 조달도 난제다. 출자사들은 착공과 동시에 분양을 통해 건설비용을 충당할 계획이지만 분양시장 위축으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당장 자금난에 봉착하게 된다. 사업계획변경과 중도금 및 잔금납부 연기에 따른 2000억원대 할부이자도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출자사들은 사업성을 이유로 상업시설이 주로 들어서는 7블록의 착공을 2년 연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LH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가뜩이나 취약한 판교의 기반시설 확충이 더 늦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