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들 반사편광시트 3M 독점 깬다

국산 기술로 특허제품에 도전장
웅진케미칼, LCD TV용 납품 시작
신화인터텍, 가격 경쟁력도 갖춰
국내 업체들이 미국 3M이 독점하던 고휘도 반사편광시트(3M 상품명 DBEF)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고휘도 반사편광시트는 평판디스플레이(FPD) 백라이트유닛(BLU)의 빛을 확산시켜주는 광학필름의 일종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웅진케미칼,미래나노텍,신화인터텍 등은 3M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대체형 고휘도 반사편광시트 기술을 잇따라 개발,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반사시트,확산시트,프리즘시트 등은 3M과 경쟁해 왔으나,1조원 규모의 반사편광시트시장에서는 3M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했었다.

3M 아성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낸 곳은 웅진케미칼.이 회사는 최근 32인치 LCD TV용 고휘도 반사편광시트를 국내 모업체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웅진케미칼 관계자는 "기존 섬유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나노 섬유를 기반으로 한 DBEF 대체품 개발에 성공했다"며 "이 제품으로 내년 800억원의 추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광학필름 시장에서 선전하던 국내 중견 업체들도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화인터텍은 필름 위에 적록청(RGB)액정을 바른 후 배향(일정한 방향으로 배열)하는 방법으로 광량을 확산시키는 'CLC필름' 개발을 끝내고 TV세트 업체와 양산 일정을 조정 중이다. 배환성 신화인터텍 차장은 "새로 개발한 CLC필름은 DBEF 대비 96~103% 정도의 휘도를 내고 있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며 "가격도 3M 제품의 80% 수준으로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차장은 "바이어의 요청만 있으면 양산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본격 양산될 경우 최소 월 150억원 정도의 매출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나노텍도 DBEF 대체품인 'NF필름'을 개발 중이다. 정준효 미래나노텍 상무는 "내년 상반기엔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M도 시장 수성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 최혜정 3M 팀장은 "저가형 제품 출시 등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산 반사편광시트가 3M의 DBEF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1년 가까이 이어진 3M 한국공장의 파업으로 TV세트 업체들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태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DBEF 대비 90% 정도의 휘도만 내도 풀HD급 화질을 내는데 큰 문제가 없다"며 "국내 업체가 가격 경쟁력만 확보한다면 삼성,LG 등 TV 업체도 국산 제품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BLU를 적게 쓰는 에지형 LED TV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사편광시트 시장도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고휘도 반사평광시트

평판디스플레이(FPD)에 쓰이는 광원의 휘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백라이트유닛(BLU)에 부착하는 필름.BLU 숫자가 늘어나면 TV두께가 두꺼워지고 전력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반사편광시트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