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스바루 포레스터‥굴곡 많은 언덕길에서도 안정적인 승차감

포레스터는 1997년 첫선을 보인 스바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북미 시장 스테디셀러다. 2500cc급 휘발유 엔진을 달고 있다. 지금 국내에서 시판 중인 2010년형 모델은 3세대에 해당한다. 이전 모델보다 차체 무게가 20㎏가량 가벼워졌다. 피스톤이 좌우로 마주보면서 수평으로 움직이는 수평대향형 복서 엔진이 특징이다.

포레스터의 외관 디자인은 '무난하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화려한 맛은 없지만 오래 타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실내는 다소 허전한 편이다. 각종 전자장비 버튼으로 가득한 여타 차종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버튼 자체가 몇 개 보이지 않는다. 에어컨도 다이얼로 작동한다. 하지만 주행 중 아쉬움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버튼을 보면 곧바로 용도를 알 수 있게 돼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포레스터의 진가는 굴곡이 많은 언덕길에서 잘 드러난다. 4륜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 엔진의 낮은 무게중심도 안정적인 승차감에 큰 역할을 한다. 스바루가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매년 뛰어난 성적을 내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고속 주행시 소음과 진동도 양호한 편이다. 수평대향형 엔진을 장착한 차량은 피스톤이 움직이면서 생긴 충격을 맞은편 피스톤이 상쇄시켜 차량의 소음과 진동이 적다. 가속능력도 나쁘지 않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금세 계기판이 시속 120~130㎞ 선까지 올라간다. 휘발유 차량임에도 중저속 토크가 뛰어난 편이다. 최대토크는 23.5㎏ · m로 4400rpm에서 발휘된다.

포레스터는 레저용 패밀리카로 적합하다. 뒷좌석을 접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트렁크를 넓게 쓸 수 있다. 산악용 자전거,스노보드 등 레저장비들이 넉넉하게 들어간다. 골프백이나 대형 수트케이스도 4개까지 실을 수 있다. 변속기는 4단이다. 최근 출시된 차량들이 5~6단 변속기를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변속기는 연비에도 영향을 준다. 포레스터의 연비는 ℓ당 9.9㎞로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부가가치세를 포함해 3790만원에 살 수 있다. 경쟁 차종인 혼다 CR-V나 도요타 RAV4 등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