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코스닥 M&A '비상 걸렸다'…잇단 계약해지 왜?

올들어 코스닥 상장업체들의 인수합병(M&A) 계약이 잇따라 파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M&A 이슈로 기대를 모았던 해당업체 주가도 돌연 급락,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SBI글로벌 확인영어사 유비프리시젼 퓨쳐인포넷 엑큐리스 룩손에너지 무한투자 등이 올해 들어서 이달 초까지 M&A 계약을 해지했다.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SBI글로벌은 M&A 계약해지로 인해 한국거래소로부터 '불공정공시법인'으로 지정 예고됐으며, 룩손에너지는 관리종목이다.

전문가들은 유독 코스닥 시장에서 M&A 계약이 자주 파기되는 것은 인수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데다 이전보다 까다로운 금융감독당국의 증권신고서 검토, 우회상장 대안인 스팩(SPAC)이 등장했기 때문으로 진단했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스몰캡 선임연구원은 "요새 코스닥 시장에서 M&A 시도가 잇따라 실패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며 "기관 등이 코스닥 업체들을 사지 않으면서 수급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고, 따라서 우회상장 이후에도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어 M&A 매력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안한 경기전망도 M&A가 실패하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며 "경기상황과 맞물려 M&A 대상 기업이 갖고 있는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도 높은 금융감독당국의 감시도 M&A 계약해지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M&A 전문가는 "M&A를 시도할 경우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금융감독원 등이 이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여러차례 정정신고서를 내며 M&A시 문제를 일으켰던 CT&T 이후 더 강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오로지 M&A를 하기 위해 세워지고 있는 스팩의 등장도 M&A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스팩이란 M&A 대안도 나오자 인수자 입장에서 비싼 경영권프리미엄까지 지불하면서 무리하게 인수를 시도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