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토플 한경 TESAT] 곳간서 인심나듯 성장은 사람을 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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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수준 높아질수록 사회 관대성장이냐 분배냐를 둘러싼 논쟁이 종종 벌어지곤 한다. 성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파이를 키워야 나눠 먹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분배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소득불균등 현상이 심화되면 사회가 불안해 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성장 · 분배 논쟁은 200년 경제학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주제다. 하지만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그레고리 맨큐는 저서 '경제학 원리'에서 '한 나라 국민들의 생활의 질은 그 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은 경제학 공리라면서 성장(국민소득의 증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성장은 반드시 해야 할 과제고 분배를 어느 정도 해야 할 것인가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7회 테샛에 출제된 다음 문제는 벤저민 프리드먼 하버드대 교수의 글을 제시하면서 성장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도덕적 성숙은 다시 성장 밑거름
[문제] 다음 글의 핵심적인 주장과 가장 가까운 것은?<생활수준의 향상이 사회를 좀 더 개방적이며 관대하고 민주적으로 이끌고 다음 세대를 더 많이 배려하도록 해 준다면 도덕적 요소와 경제성장이 대립적이라는 생각은 사실이 아니다. 경제성장은 우리 사회를 도덕적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시민의 생활수준이 향상될 때 일반적으로 한 사회의 도덕적 성격에 긍정적인 발전이 나타난다. (중략) 성실한 노동과 근면 인내 규율 ,그리고 약속에 대한 의무감 등은 명백히 우리를 보다 생산적이게 만든다. 경제성장은 도덕적 자극에 의존할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도덕적 결과를 낳는 것이다.
벤저민 프리드먼 『The Moral Consequences of Economic Growth』>
①프로테스탄트의 윤리관이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막스 베버의 견해
②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생긴다는 맹자의 견해③경제 성장이 자연을 파괴한다는 레스터 브라운의 견해
④무소유 정신이 인간을 완성시킨다는 불교의 철학
⑤신뢰가 사회적 자본이라는 후쿠야마의 견해
[해설] 프리드먼 교수는 성장으로 빈곤층이 줄어들고,이를 통해 생활수준이 향상되면 사람들이 선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경제성장으로 사람들의 도덕적 성숙이 이뤄지면 이는 다시 경제를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제 성장→소득 증가→생활수준 향상→도덕적 성숙→경제 성장'이라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프리드먼 교수는 경제 성장은 일정 단계에 이르면 소득 불평등을 완화시킨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성장이 분배를 개선시킨다는 연구가 적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985년 2분기~2005년 4분기 경제성장률과 소득양극화 지수를 가지고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증가할 경우 소득양극화 지수가 0.57% 감소, 성장이 분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는 프리드먼 교수의 주장과 가까운 견해를 고르는 것이다. 정답은 ②번 맹자의 견해다.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생긴다'는 말은 일정한 생업이나 재산이 있어야 올바른 마음가짐이 생긴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도덕적 삶도,먹고 자고 입는 기본적 욕구가 충족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도 이런 뜻이라고 할 수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