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희비 엇갈리는 유통·음식료株

백화점 매각 발표한 롯데쇼핑
사흘째 올라 40만원 회복
롯데칠성은 개발 지연에 '발목'
유통 · 음식료업체의 주가가 부동산 매각 또는 개발진척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부동산 매각 발표는 호재로 작용하는 반면 개발이나 점포개설 지연 등은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보유부동산 매각계획을 발표한 롯데쇼핑은 18일 전날보다 2.17% 오른 40만5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흘째 상승했다. 롯데쇼핑이 종가 기준으로 2006년 2월 당시 공모가인 4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07년 12월28일 이후 2년 8개월여만이다.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보유 부동산을 유동화, 6000억원대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유동화 대상 부동산은 롯데백화점 분당점(성남시 수내동),롯데마트 서울 도봉점,구로점,용인 수지점,전북 익산점,부산 사상점 등 6곳으로 알려졌다. 차재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이 보유 부동산을 매각키로 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롯데칠성은 호재로 여겨졌던 서울 서초동 부지 개발사업이 지연되면서 90만원에 육박하던 주가가 밀려나는 양상이다. 서초동 부지에 대한 자산재평가 차익 기대감 등이 반영되면서 롯데칠성의 주가는 지난 3월 연중 최고가(88만6000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사업이 지연되면서 주가는 5개월만에 70만원대로 미끄러졌다. 롯데칠성은 이날 77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유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서초동 부지를 개발하려면 서울시의 도시계획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 최근 법제처의 해석 문제가 생겨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 실적 부진과 서초구 부지개발 연기로 롯데칠성에 대해 적극적인 매수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개발이 상당기간 지연되면서 기대감이 많이 희석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서 크지 않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현대백화점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주요 지역점 오픈이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지난 5일 12만9500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이후 내리막을 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2.49% 하락한 11만7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국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7개 지역점 오픈 계획 가운데 대구점을 제외한 6개점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방식으로 개발되는 대규모 컴플렉스 형태"라며 "최근 부동산 개발 경기를 고려하면 일산점을 제외한 5개 지역점의 오픈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최운선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오를 때는 기업의 유휴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들이 재평가작업이 이뤄지지만 최근처럼 부동산 시장이 정체를 보이거나 경기가 악화될 때는 유휴토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오히려 주가가 조정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배샛별 한경닷컴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