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 급변 사태시 군사력 개입 가능성"

美국방부 연례 보고서…군대 이동ㆍ배치 계획 첫 언급
북한사태 급변이나 남북한의 군사적 충돌 등 한반도 유사상황 발생 시 미국은 중국의 군사력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방부는 중국의 지역적 우려(regional concerns) 가운데 '한반도 혼란'을 핵심 변수로 꼽은 대중국 연례보고서를 지난 16일 의회에 제출했다. 미국이 정부의 공식 보고서에서 한반도 유사시 중국의 군대 이동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보고서는 북한,난사군도,댜오위다오,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등의 문제를 다루면서 "중국 지도자들은 역내 불안정이 국경 밖으로 번지거나 자국의 경제 발전이나 정치 안정을 해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역내 안정을 최우선으로 꼽는 중국의 전략을 분석했다.

연례보고서는 그러나 "중국의 해외 자원 접근과 운송 기회가 가시적으로 위협받거나 한반도 혼란으로 역내 안보 역학이 바뀔 경우 중국이 군사적 전개나 배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반도 혼란 시 군사적 전개나 배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은 혼란의 수준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을 북 · 중 국경지대 가까이로 이동하거나 북한 지역 내에 진주시킬 수도 있는 상황을 포괄하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미 국방부의 이 같은 분석은 북한 사태가 급변할 경우 중국이 인도적 지원,치안 유지,핵무기 통제 등을 명분으로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처럼 미 정부도 중국의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중국 국방부는 18일 이에 대해 "중국과 미국 간 군사 교류 증진 등 관계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은 방어 차원의 국방정책을 굳건하게 고수하고 있다"면서 "어떤 군사적 대결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어떤 나라에도 군사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