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지수·위안화선물 도입 '불투명'

상품화 단계서 문제 속출
아파트 값 지수화 어려워…위안화 유동성 통제도 발목
부동산지수선물과 위안화선물 등 국내 도입이 기대됐던 파생상품의 '데뷔'가 늦춰질 전망이다. 검토 단계에서 현실성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관계자는 18일 "사업계획을 하반기에 맞게 수정하면서 연초 계획했던 신종 파생상품 개발 부분을 뺐다"며 "향후 시장 여건이 맞으면 다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올초 연간사업계획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파생상품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미니금선물은 상품 개발을 완료해 다음 달 도입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대다수는 준비 과정에서 여러 난점이 제기돼 추진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지수선물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국토해양부가 아파트실거래가격지수를 산출,발표하면서 이를 상품화하는 작업이 본격화됐다. 부동산 가격지수에 투자하면 부동산을 직접 사고팔지 않아도 부동산 값의 오르내림을 활용할 수 있다. 부동산 자금의 일부를 금융시장으로 옮겨와 부동산 투기 수요도 억누를 것으로 기대됐다.

당초 거래소는 2분기에 조사작업을 진행한 후 4분기까지 부동산지수선물을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지수선물의 기본 요건인 기준가격 부분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초자산인 지수가 시장 상황을 즉각 반영해야 선물투자가 가능하지만 아파트실거래가격지수는 가격 산출에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서울 수도권 등 일부 지역만 반영돼 상품화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역시 연내 상장이 검토됐던 위안화 선물도 도입이 불투명하다. 거래소는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데다 향후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떠오를 수 있어 상품화를 모색해 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 유동성을 통제하고 있어 선물의 기본 조건인 변동성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거래소는 신용부도스와프(CDS)지수선물과 탄소배출권 선물 · 옵션도 현실화하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파생상품 시장이 활성화하면 현물시장 투명화에도 도움을 준다"며 "아직 파생상품 하면 투기 세력을 떠올리는 부처의 인식도 장애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애그플레이션을 계기로 농산물 선물의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성은 낮다"며 "상품 다양화도 좋지만 기존 시장의 활성화에 주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