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中, 글로벌시대 '화평굴기' 내세우지만…

중국의 내일을 묻다ㅣ문정인 지음ㅣ삼성경제연구소ㅣ484쪽ㅣ2만원
"경쟁력 상승에 기초한 화평굴기(和平堀起 · 평화롭게 우뚝 일어섬)를 대국굴기(大國堀起)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 "(정비젠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상무부 교장)

"굴기라는 측면에는 동의하지만 화평이라는 용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중국이 원하는 것은 민족 또는 국족(國族) 부흥이다. 평화라고 하는 대목에 지나치게 방점을 둘 필요는 없다. "(옌쉐퉁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중국의 내일을 묻다》는 당대 중국 최고 지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중국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구상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해 베이징대 초빙교수로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의 정치학자들과 나눈 대담을 정리한 것으로 중국의 현재 상황과 대외전략,한반도 관계,거대 중국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중국은 2002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등장한 이후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세계와 평화롭게 조화를 이뤄나간다는 '화평굴기'를 대외적으로 표방하고 있지만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 재편을 꿈꾸는 '네오콤'(신보수 공산주의자)의 견해는 상당히 다르다.

향후 국제사회에 중국의 태도는 중국 내부 문제의 개선 및 외부 세계가 중국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달려 있다는 진찬룽(金燦榮)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의 말도 의미심장하다. 따라서 저자는 "중국은 이제 무시하거나 외면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냉정하고 긴 안목에서 중국을 이해하고 선린 관계를 쌓아갈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