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굿바이! 정부"…최대 160억弗 기업공개

파산보호 13개월만에 부활
늦어도 11월엔 재상장 가능성
정부 지분 20%이상 매각할 듯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 자금 상환을 위해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작년 7월 5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 파산보호에서 벗어난 지 13개월 만이다.

GM은 18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경영 현황과 사업 전망 등을 담은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에 따르면 GM은 정부를 포함한 기존 주주가 보유한 보통주 일부를 매각하는 한편 우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채권 성격이 강한 우선주는 일정 시점이 되면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하다. 보통주에 대한 배당금은 없다고 명시했다. 미 정부 등 주주들이 어느 정도 지분을 매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무부는 전반적인 주식 시장 상황을 고려해 매각 규모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적어도 보유 주식(3억400만주)의 20% 이상을 매각해 정부 지분 비중을 50% 아래로 끌어내릴 것으로 추정한다. 캐나다 정부와 전미자동차노조(UAW)도 구체적인 매각 규모를 정하지 않았다. 발행 가격은 상장 직전에 정해질 예정이다. SEC가 신청서류 검토에 통상 30~90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11월 중순께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상장 신청서에 주식 매각 규모와 가격이 포함되지 않은 만큼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0억~15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GM이 상장을 통해 16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정도 규모이면 2008년 3월 상장으로 197억달러를 조달한 비자카드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하게 된다.

CNN머니는 미 정부가 투입한 500억달러를 회수하기 위해선 GM의 시가총액이 670억달러가 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하기 전의 10배 규모다. 주관사로 모건스탠리,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바클레이즈,크레디트스위스,도이체방크,골드만삭스,로열뱅크오브캐나다,UBS 등이 참여한다. GM은 뉴욕과 캐나다 토론토증시에 동시 상장할 계획이다. 뉴욕증시에선 파산 이전과 동일한 'GM'이라는 이름으로 상장되지만 토론토 증시 티커는 정해지지 않았다. IPO 절차를 마치면 GM은 정부 소유 기업이라는 멍에를 벗게 된다. 상장과 동시에 미 연방정부와 캐나다 정부는 GM 이사 선임권을 포기한다. 미 정부는 작년 7월 대주주가 된 이후 최고경영자(CEO)와 이사 선임권을 행사해왔다. 캐나다 정부와 노조도 각각 이사 1명씩을 선임해왔다. 오바마 정부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구제금융을 통해 미국 자동차 산업을 정상화시키고 공적자금을 회수했다는 점을 부각시켜 선거전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구제금융으로 정상화돼 가지만 회사 앞날이 순탄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 GM은 IPO 신청서에서 △차 판매 증가세 불투명 △연금 미출연금 103억달러 △세계 차 시장 공급과잉 △원자재 가격 부담 증가를 사업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GM은 상장 절차에 앞서 최근 에드워드 휘태커 CEO 후임으로 대니얼 애커슨 이사를 선임했다.

데이비드 드레먼 드레먼밸류매니지먼트 회장은 "IPO 전에 경기가 살아나면 투자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기관투자가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