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글로벌 스탠더드化 日대기업을 앞서기 시작했다"

한·일 경제경영 국제학술회의
한국과 일본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등 공통점이 많아 가장 협력하기 좋은 파트너라는 지적이 나왔다.

도시바 임원 출신인 나가이케 가쓰아키 구루메대 교수(경영학)는 19일 제주대에서 열린 '제25회 한 · 일 경제경영 국제학술회의'에서 "중국과 대만 기업들이 기술과 자본 등에서 제휴를 확대하면서 한 · 일 기업에 위협적 존재로 부상하고 있어 한 · 일 기업들이 손잡고 '중화 연합군'과 맞서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일경상학회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100여명의 양국 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한 · 일 경제협력 틀의 재구축'을 주제로 열렸다.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 기업인에게 주는 '제7회 한 · 일 경제인대상'은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국회의원)이 수상했다. 김삼수 한일경상학회장(서울산업대 교수)은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질서는 한층 다극화하고 있으며 동아시아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에 대응해 한 · 일 등 동아시아 역내 교역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다마 도시히코 동아시아경제경영학회장(지바상과대 교수)은 "일본 기업들은 내수 지향적인 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한 결과 글로벌 스탠더드화에서 한국 대기업에 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들은 아웃소싱으로 부품과 기술을 들여와 해외시장에서 통용되는 제품을 만들어 글로벌화 측면에서 일본 대기업을 앞서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한 · 일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견해는 엇갈렸다. 가사이 아시아경제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이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대일 무역적자가 늘고 있는 것은 소재 및 부품 산업이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지금 당장 FTA를 체결하면 한국 부품 · 소재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향후 5~6년 정도 부품산업 경쟁력을 높인 뒤 협상에 나서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종윤 외국어대 교수는 "한 · 일은 '미국식'이 아닌 새로운 경제성장 모델이 필요하다"며 "동아시아 공동체에 앞서 한 · 일 FTA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