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의 대표적 방법…프리미엄 수준에 따라 성패 갈려

석유公이 선택한 '공개매수'는
인수 · 합병(M&A)은 크게 우호적 방식과 적대적 방식으로 나뉜다. 우호적 방식은 인수대상 경영진과의 협의 아래 인수조건을 결정하고 경영권을 넘겨받는 것이다. 우호적 M&A가 실패할 경우 인수자는 경영진의 의사를 무시하고 적대적인 방식으로 경영권 확보에 나서게 된다.

적대적 M&A의 기법은 다양하다. 증시에서 주식을 몰래 사들이는 전통적인 방법이 있고,의결권 대리행사권유(프락시 파이트)도 가능하다. 프락시 파이트는 인수의 목적이나 경영비전 등을 알려 주주들을 설득한 뒤 주총에서 자신에게 의결권을 위임하도록 요청해 경영권을 접수하는 방식이다. 이번에 석유공사가 선택한 공개매수는 적대적 M&A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영국에서는 'TOB'라고 부르며 'Take Over Bid'의 약칭이다. 유가증권의 매입기간 가격 수량 등을 미리 공고하고,그 조건에 따라 공개적으로 주식을 매수한다. 금융당국에 공개매수 조건과 인수 후 계획 등을 기재한 신고서를 제출하고 주주들로부터 응모를 받아 주식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을 거친다.

공개매수는 단기간에 경영권을 획득하는 가장 확실한 방식으로 꼽힌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주가가 올라가게 마련이라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공개매수의 성패는 시세보다 얼마나 높은 프리미엄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경영진이 다양한 방어수단을 마련할 수 있는 여지를 주게 된다. 경영진은 공개매수 기간 중에 증자를 하거나 우호적인 세력을 '백기사'로 끌어들여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경영진을 바꿀 때는 기존 이사회 멤버에게 거액의 위로금을 지급토록 하는 정관을 만들어 인수비용을 높이는 '황금 낙하산'도 유력한 방어수단이다. 이처럼 다양한 방어수단이 있어 공개매수는 생각만큼 성공확률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증시에서는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몇 년 전 KT&G를 공격한 것을 비롯해 적지 않은 공개매수 시도가 있었지만 경영권 획득에 성공한 경우는 한 번도 없다는 지적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