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세제개편안-중소기업] 중소기업 졸업해도 '稅폭탄' 없도록 9년에 걸쳐 세액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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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000억 이하 중견기업까지 가업상속 공제제도 확대2010년 세제개편안은 중소기업을 배려하는 각종 세제 지원책을 담았다. 최근 청와대까지 나서 대기업 · 중소기업 상생을 부쩍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세제 측면에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갖가지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증여세 과세특례 3년 연장
대기업, 상생펀드 출연 땐 출연금의 7% 세액공제
상생펀드에 세제 지원을 하고 가업 승계를 손쉽게 하기 위해 세 부담을 줄여주거나 중소기업을 졸업할 경우 한꺼번에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완화해주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대 · 중기 상생펀드 세액공제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상생을 위해 '상생보증펀드'에 일정 금액을 출연할 경우 출연금의 7%를 세액공제해준다. 예컨대 1000억원을 출연하면 70억원을 이듬해 내는 법인세에서 깎아준다. 2011년 1월1일 이후 출연분부터 적용된다.
상생보증펀드는 대기업이 은행과 공동으로 정부가 정한 보증기관(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대기업이 보증기관에 지원 협력업체를 추천하면 보증기관은 조성된 재원의 최대 16.5배 범위 내에서 보증을 해주고 은행은 보증서 발급업체에 우대금리로 대출해준다. 황정훈 기획재정부 조세특례제도과장은 "상생펀드 출연은 사실상 기부와 같아 나중에 돌려받지 못한다"며 "최근 삼성이 1조원 규모로 조성키로 한 상생펀드는 출연이 아닌 출자 형태이기 때문에 세제지원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기업이 상생협력 중소기업에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출자해 받게 되는 배당금에 대해서는 이익으로 간주하지 않아(익금불산입) 법인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납품 중소기업의 현금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현금성 결제를 하는 경우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소득 · 법인세에서 깎아주는 제도는 당초 올해 말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2013년까지 3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가업상속 세 부담 완화중소기업의 가업상속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시행 중인 상속공제 제도가 매출액 2000억원 이하 중견기업으로 확대 적용된다. 상속공제 제도는 10년 이상 경영을 유지한 기업을 상속할 경우 상속재산의 40%를 60억~100억원 한도 내에서 공제해주는 것이다.
가업승계시 증여세 과세특례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으나 2013년까지 연장한다. 증여세 과세특례란 가업상속 목적으로 주식을 물려받을 경우 5억원까지는 증여세를 물지 않고 30억원 한도 내에서 일반 증여세율(최고 50%)보다 낮은 세율(10%)로 과세하는 것이다. 예컨대 30억원을 증여받으면 과세 대상이 아닌 5억원을 제외한 25억원에 대해 10%인 2억5000만원을 세금으로 내면 된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중소기업 상속 할증과세 유예'도 2013년까지 연장 적용된다. 상속세법에서는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상속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상속 재산가액을 할증 평가해 세금을 더 물리고 있으나 중소기업에 대해선 적용하지 않고 있다. 할증률은 대기업 20~30%,중소기업 10~15%다. ◆중기 졸업시 세금폭탄 없도록회사 규모가 커져 중소기업을 졸업할 경우 세금 부담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구 · 개발(R&D) 세액공제율을 9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현재 중소기업은 당기분 R&D 투자액의 25%를 세액공제받다가 세법상 중소기업 졸업 요건 네 가지(매출액 1000억원 이상,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종업원 수 1000명 이상) 중 하나만 해당돼도 공제율이 3~6%로 낮아진다. 이 때문에 일부 중소기업들이 세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중소기업 졸업을 미루거나 회사를 쪼개 세금을 피하는 등 부작용이 있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졸업 유예기간을 둬 중소기업 요건을 벗어나더라도 4년차까지는 25% 공제율을 그대로 유지하고 이후 3년간(5~7년차)은 15%,2년간(8~9년차)은 10%로 단계적으로 축소하도록 했다.
최저한세율(각종 공제를 받아도 최소한 내야 하는 세금)도 중소기업을 졸업하면 7%에서 10~14%로 높아지지만 내년부터는 4년차까지 7%,5~7년차는 8%,8~9년차는 9%로 점차 높아지는 구조로 바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