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8배 대박…中 최고 블루칩은 부동산업체 '완커'

공무원 출신 '성공신화' 모델
중국 증시 20년 역사에서 투자자들에게 가장 높은 수익률을 안긴 블루칩은 부동산업체인 '완커'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중국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인 윈드가 선전경제특구 건설 30주년을 맞이해 올해로 20년 된 선전증시의 초기 상장사 137개사를 조사한 결과,발행 주가에 비해 상승률이 10배 이상인 종목은 28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1991년 상장한 완커가 628배 급등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도 28개사 중 부동산이 7개로 가장 많았다. 정보기술(IT)과 제약이 각각 3개로 뒤를 이었다.

완커는 슈퍼개미도 탄생시켰다. 상장 전인 1988년 완커 주식 360만주를 매입한 류위안성은 배당주를 받고 장외시장에서 계속 지분을 늘려 지난 6월 말 현재 완커 주식을 1억3379만주(1.22%) 보유한 대주주로 올라섰다. 류씨가 보유한 지분의 시가총액만 12억위안(약 2084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를 창업한 왕스 완커 회장(59 · 사진)은 직원 10여명의 무역회사를 중국 최대 상장 부동산업체로 키워냈다. 완커는 지난해 매출 634억위안을 기록한 데 이어 중국 정부가 부동산 긴축 수위를 높인 올 상반기에도 368억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상반기 순익도 28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했다. 왕 회장은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하고 남극과 북극을 탐험하는 등 극한 운동을 즐기는 모험가로도 알려져 있다. 2001년 연봉 30만위안이던 왕 회장이 250만위안을 받고 모토로라의 휴대폰 광고를 찍을 만큼 광고 스타로도 뜬 배경이다. 창업 초기 사내에서 라오후(老虎 · 호랑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사무실에선 엄하다.

1951년 광시좡족자치구 류저우시에서 태어난 왕 회장은 철도대를 졸업한 뒤 1980년 광둥성 대외경제위원회에 들어가 6년가량 기업 투자 업무를 담당했다. 왕 회장은 "도박 · 마약 · 음란 행위를 빼고는 안 해본 게 없다"고 털어놓을 만큼 무역은 물론 의류 · 시계 · 음료 · 인쇄 공장까지 닥치는 대로 사업을 벌여 돈을 모았다.

1988년 회사 이름을 완커로 바꾸고 주식회사로 전환해 건설업에 뛰어들었고 1997년엔 주택건설 전문업체로 변모시켰다. 돈이 많이 묶이는 상업용 부동산 대신 분양해서 수익을 빨리 낼 수 있는 주택에 집중했다. 1998년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회장직만 맡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