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Zoom Up] 차바이오앤디오스텍 "10년간 2000억 투자…내년 3~4개 세포치료제 상용화"

화상·망막증·장기유착 치료제 등
내년 신규 매출 250억 기대
줄기세포 화장품 분야도 진출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차병원이 2000년 9월 세포치료제 연구를 위해 설립한 차바이오텍과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카메라렌즈 모듈을 개발 · 생산하는 디오스텍(현 광학사업부문)이 지난해 2월 합병,탄생했다. 지난해 매출 896억원 가운데 바이오 분야 비중은 20%를 약간 밑돈다. 그렇지만 현재 상용화를 위해 진행 중인 연구 · 개발(R&D) 및 임상시험 단계의 아이템은 20여종.이 중 서너 개 제품이 내년 말까지 시장에 나오고,최소 250억원의 신규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사진만 화려하고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존 다수의 '무늬만' 바이오벤처 기업과 차별화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바이오사업 부문은 줄기세포 등 원천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정형민 사장,조직공학적 세포치료제 및 의료기기 · 화장품 원료 등의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한규범 사장(전 핸슨바이오텍 사장),줄기세포 뱅크 및 안티에이징센터 차움 · 미국 LA할리우드장로병원 경영을 담당하는 양원석 사장 등 3명이 삼각편대를 이끄는 체제다. 차바이오앤은 설립 이후 해마다 차의과학대 공동협력금 60억~100억원,정부 지원금 수십억원을 쏟아부었다. 시설투자비까지 포함,10년간 들어간 돈이 200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차바이오앤은 회사에 전속된 90명의 연구원 외에 차병원과 차의과학대에서 근무하는 210명을 포함,총 300명(교수급 45명)의 연구진을 갖추고 있다. 90명의 연구원이 8~10개 팀으로 나뉘어 몽골 기마병처럼 순차적으로 여러 연구를 민첩하게 수행하고 있다. 또 올 1월에는 핸슨바이오텍을 합병해 줄기세포 관련 아이템 외에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

성과도 가시권이다. 히알우론산 성분의 장기유착 방지제 '하이펜스'는 올 하반기 임상시험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중 품목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동제약은 이 제품의 '될성 부른 떡잎'을 보고 작년 3월 독점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 제품은 수술 후 피가 굳으면서 인접한 장기끼리 들러붙는 것을 막는 약제로 히알우론산의 수율이 경쟁사보다 높고,임상시험 결과 대조약인 외제품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다. 600억원대의 국내시장 중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아성에 도전해 내년에 30% 안팎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 화상용 세포치료제인 LSK오토그라프트는 올 하반기에 허가 될 예정이고,당뇨병성 족부궤양 세포치료제는
내년에 임상 3상시험을 마칠 계획이다.모두 환자의 피부세포를 증식시켜 환부에 덮어주는 시트형 제품으로,핸슨바이오텍에서 들여온 것이다.

미국의 줄기세포 전문기업 ACT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배아줄기세포 유래 망막색소상피세포치료제(스타카르트병 치료제)는 지난 3월 미국 보건성으로부터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조만간 1상 · 2상시험에 대한 IND(신약연구계획서)를 승인할 경우 이르면 올해 안에 임상시험에 착수한다.

이 회사는 화장품 분야에서도 히트작품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가 LG생활건강을 통해 판매하는 줄기세포 배양물 화장품(상품명 오휘더퍼스트)의 원료 매출과 관련 로열티는 올해 4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식약청이 증식한 줄기세포 자체(상품명 에버셀)를 화장품 원료로 고시할 경우 차바이오앤은 피부과 등 병원 등을 통한 직판에 들어가 내년에 최대 50억원가량의 매출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히알우론산 성분의 성형필러는 내년 중으로 상품화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정형민 사장은 "잇따른 바이오 신제품의 출시로 보수적으로 잡아도 내년에 250억원 이상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벌써부터 국내 기존 시장 지배자들로부터 심한 견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