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노는 물가지표-체감지수 '괴리'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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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정부에서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체감 물가를 반영하는 쪽으로 전면 개편된다.
오름폭 큰 식료품ㆍ교육비 등 구성품목 조정ㆍ산정방식 손질
25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소비자물가지수가 국민들의 소비행태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현재 산정방식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개편이 끝나는 대로 내년부터 새 지수를 적용키로 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현재 소비자물가지수는 2005년에 정해진 구성 품목과 산정 방식에 따라 작성되고 있는 만큼 최근 달라진 소비패턴과 이에 따른 물가 가중치 등이 적절히 반영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이 때문에 체감물가와의 괴리가 벌어지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소비자물가지수 구성품목은 식료품 주류 의류 주거 교통 통신 교육 보건의료 등 12개 분야 489개에 달한다. 통계청은 이들 품목별로 가중치를 매긴 후 매달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각 품목의 판매 가격을 조사하고 가중치를 곱해 전체 지수를 구한다. 문제는 489개 품목과 품목별 가중치가 2005년에 정해진 이후 아직까지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 가계의 소비지출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는 주거 및 수도 · 광열비 가중치가 17.0%로 가장 높다. 이는 2005년 당시 가계 소비지출 중 주거 및 수도 · 광열비 지출이 가장 컸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식료품(14.0%)과 외식 · 숙박비(13.2%),교육비(11.0%) 등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반면 2009년 연간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을 보면 식료품 비중이 13.8%로 가장 높고 교육비(13.5%)가 다음으로 높았다. 주거 및 수도 · 광열비 비중은 9.7%로 2005년에 비해 7.3%포인트 낮아졌다.
문제는 가계 소비지출 비중이 늘어난 식료품과 교육비가 최근 가계의 체감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품목들이라는 사실이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는 이런 품목들의 가중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적용되다 보니 정부의 공식물가와 체감물가 간 괴리가 생기고 있다.
통계청은 2010년 연간 가계 소비지출을 반영, 내년부터는 소비자물가지수 구성 품목도 조정하고 품목별 가중치를 바꾼 후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변경된 품목과 가중치에 따른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개편되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는 최근 물가 오름폭이 큰 식료품과 교육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지수는 평균 2%대의 안정세지만 가계지출 비중이 높은 식료품이나 교통비 등은 평균 4% 이상 올라 전체 물가지수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돌고 있다. 특히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정종태/유승호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