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규씨가 아버지 제자 사칭"…국새 의혹 증폭

정기호 선생 아들
제4대 국새를 제작하면서 금을 가로챘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민홍규씨(전 국새제작단장)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초대 국새를 제작한 한국 전각계 거장 석불 정기호 선생(1899~1989)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정민조씨는 23일 "민씨가 아버지에게 국새 만드는 법을 배운 적이 없는데도 제자를 사칭하고 다녔다"며 그의 이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2007년 제4대 국새제작단장에 오른 민씨는 중학교 때 석불 선생한테 옥새 전각법을 전수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해왔다. 울산에서 제자 70여명을 두고 작업실을 운영 중인 정씨는 민씨가 "20여년 전 부산에 있는 우리 집에 두 번 정도 왔던 기억이 난다"며 "아버지가 여든이 넘어 치매기운이 생긴 뒤 수료증 같은 것을 만들어 갔다"고 말했다.

또 민씨가 지난 1월 롯데백화점에 판매 목적으로 전시한 40억원 상당의 '대한민국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가 실제로는 제조원가가 200만원 정도인 인조보석 제품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당시 이 제품은 백금과 다이아몬드를 사용했고 대한민국 국새의 원형본이라고 소개돼 주목을 끌었지만 가격이 비싸 팔리지 않았다.

롯데 측은 "올 여름 이 국새가 국새제작단에서 주물을 담당했던 이창수씨가 만든 것이고 40억원 상당의 옥새가 아니라는 얘기를 뒤늦게 들었다"며 "옥새는 민씨가 다시 가져갔고 지금 어디 있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민씨는 언론의 접촉에 응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