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삼성 빠지면 용산에 4조5천억 先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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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개발사업 새국면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시공 등을 담당하는 용산역세권개발㈜에서 삼성물산이 손을 떼는 것을 조건으로 사업지구에 지어질 4조5000억원 규모의 랜드마크빌딩을 선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23일 발표했다. 또 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연말까지 필요로 하는 651억원을 지원하고,용산역세권 개발사업 공사 물량 80%에 대해서는 외부 공모를 통해 건설투자자를 새로 모집하기로 했다.
"랜드마크빌딩 미리 사주겠다"
삼성 "사업 성공 위해 최선"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물산의 용산역세권개발 경영권 포기와 건설투자자의 9500억원 지급보증,30개 출자사의 3000억원 증자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4조5000억원가량을 들여 랜드마크빌딩을 선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매입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드림허브와 내년 10월께 빌딩 매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되면 2012년까지 필요한 자금 8조800억여원 중 상당액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지난해 10월 드림허브와 1조2000억원 규모의 미납 이자를 선투자하기로 합의했으나 이번에 선투자 규모를 4조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코레일은 또 다음 달 17일 만기가 돌아오는 드림허브의 금융권 대출금 이자 128억원을 포함,연말까지 필요한 단기자금 651억원은 채권을 발행해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자금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해 무산 위기에 내몰렸던 단군 이래 최대인 31조원 규모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드림허브는 이날 서울 광화문빌딩에서 이사회를 열고 삼성물산이 용산역세권개발 경영에서 손을 떼도록 정관을 바꾸기로 의결했다. 삼성물산이 이사회 의결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음 달 8일 용산역세권개발을 대체하는 새로운 회사 설립을 확정할 방침이다.
드림허브 이사회는 자금조달 방안과 관련,담보 부족으로 출자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1조3000억원에 대해 건설투자자 9500억원,빌딩정보 시스템 시공업체 500억원,유상증자 3000억원 등으로 조달하되 건설투자자들이 부담하는 9500억원에 대해서는 외부 건설사들의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 등 이미 출자한 17개 건설투자자에는 9조원가량의 시공 물량 중 20%인 1조8000억원어치만 배정하고 나머지 80%인 7조2000억원어치에 대해서는 기존 건설투자자를 우선으로 하되 다른 건설사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삼성물산은 코레일의 경영권 포기 조건의 자금 지원 및 드림허브 이사회 결의와 관련,"지금까지 합리적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해 왔으며 앞으로도 사업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