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中 태양광업체 성융광전 "없어서 못 판다"…9월15일 상장예정

"우리가 만드는 태양전지 모듈은 작년부터 수요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제품이 없어서 팔 지 못하는 상황이죠. 공장부지도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해 증설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달 중순 중국기업으로 한국증시(코스닥)에 진출하는 태양광 전문업체인 성융광전 이규성 대표이사 회장(사진·54)은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중국내에서도 태양광 산업이 날마다 급성장해 매출성장이 눈부실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불과 4년 전인 2006년 10월에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중국내 6위 규모(태양광 모듈 판매량 기준)의 대표 태양광 전문업체로 우뚝 섰으며,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만든 결정체 잉곳부터 웨이퍼, 전지(셀), 모듈에 이르기까지 생산라인이 수직계열화된 몇 안되는 업체로 발전했다.

이 회장은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다. 1989년 중국으로 건너와 섬유사업을 벌이는 등 지난 20여년 간 중국에서 나홀로 '고군분투'하며 사업확장에 애를 써오다 몇년 전부터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자 일찌감치 발전가능성이 풍부한 태양광 사업에 눈을 돌렸다.

그는 "중국 정부가 태양광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중국내 저렴한 인건비 등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면에서 앞서 나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회사 설립 당시를 떠올렸다. 상하이에서 동남쪽으로 자동차를 타고 두 시간 정도 달리면 강소성 장가항시에 도착할 수 있다. 이 곳에 성융광전의 약 2만평에 달하는 태양광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공장 안에는 직접 설치해 놓은 태양광 모듈로부터 만들어진 전기를 시범 가동하며 품질을 점검하고 있는 연구실을 비롯해 잉곳부터 모듈까지 일괄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이 빼곡히 놓여져 있다. 그 사이를 오가는 직원들의 손실은 쉴 틀 없이 바빴다.

이 회장은 "내년 말까지 공장의 생산능력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며 "주력으로 생산 중인 태양전지와 모듈은 공급 부족으로 없어서 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융광전의 경우 잉곳부터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까지 수직계열화를 마친데다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공급망까지 확보하고 있다"며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원가경쟁력이란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 회장은 그 동안 설비투자에 대규모로 투자하며 사업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때문에 사업초 태양전지 모듈 생산능력이 연간 70MW(메가와트)에 불과했으나 현재 약 200MW까지 늘어나 있다. 내년 말에는 500MW~600MW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태양광업체들에게 중요한 평가항목 중 하나인 태양전지 변환요율도 17%를 기록, 전세계 평균인 15.4%를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성융광전은 내년에 이 변환요율을 18%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태양광 셀을 모듈화하는 과정에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사람의 손길을 거치면 손실율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으며, 이러한 수작업을 고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햇다. 또한 "태양광 업계의 강자인 독일 시장에서 중요시하는 것도 바로 이런 수작업의 경쟁력"이라고 귀띔했다. 성융광전은 설립된지 약 1년 6개월만인 2008년, 독일의 TUV로부터 설비인증을 받아냈다. 이후 독일 SM 등 상위 태양광발전 시공업체들을 주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중국 정부에서 앞으로 10~20년간 전기 생상량의 15% 이상을 태양광 모듈에서 생산하도록 권장하는 등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산업전망도 밝다"며 "올해 말까지 전세계 태양광 업체 중 10위권내에 진입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는 "중국 내수 시장은 물론 유럽 시장에서 우량한 태양광 업체로서 입지를 더 강화시킨 뒤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미국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적극적인 수출 전략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성융광전은 오는 9월 6~7일 이틀간 일반투자자들을 위한 공모주 청약에 나선 뒤 9월 1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현재 1주당 공모예정가는 2700~3300원으로 책정됐다. 이규성 대표를 비롯한 최대주주가 보유한 성융광전의 지분은 75%(5400만주)로, 이 지분은 모두 상장한 뒤 1년간 보호예수돼 있다. 유통이 가능한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25% 정도다.

강소성 장가항시(중국)=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