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에 3PAR 양보 못해" HP, 인수價 30% 올려

M&A시장 '라이벌 전쟁' 격화
세계 인수 · 합병(M&A) 시장이 활발하게 되살아나는 가운데 라이벌 기업 간 M&A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1999년 설립된 미국의 데이터스토리지 회사 3PAR 인수를 둘러싼 휴렛팩커드(HP)와 델의 싸움이 단연 화제다. 델은 3PAR을 11억5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지난 17일 발표했다. 하지만 23일 HP가 델이 제시한 것에 33%를 더 얹은 16억달러(1조9000억원)에 3PAR을 사겠다고 나섰다. HP는 3PAR 측에 델과의 계약 취소 보상금 5350만달러까지 주겠다는 조건도 함께 내걸었다. 이에 발끈한 델은 "HP에 맞서 3PAR 인수 조건을 새로 짜는 중"이라며 HP와 전면전을 선언했다. 세계 PC 업계 1,3위인 HP와 델이 이처럼 각축전을 벌이는 이유는 3PAR이 IT 시장의 새 트렌드로 각광받는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강자이기 때문이다. HP와 델은 'PC 하드웨어에만 안주해선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통 문제의식을 갖게 됐고,이것이 양사의 3PAR 인수전으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또 최근 M&A 시장의 대어로 떠오른 캐나다 비료업체 포타쉬를 둘러싼 인수전은 호주와 중국의 대결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호주의 광산업체 BHP빌리턴은 18일 포타쉬에 386억달러(46조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했다가 거절당한 뒤 포타쉬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빌 도일 포타쉬 최고경영자(CEO)는 24일 "BHP의 제안은 본질적으로 포타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BHP의 적대적 M&A 추진을 공식 거부했다. 또 "BHP를 대신해 포타쉬 인수에 관심을 보인 희망자들이 있었으며 현재 이들과 거래 조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국영 석유화학 회사인 시노켐과 중국투자공사(CIC)와 함께 중국계 사모펀드인 호푸 인베스트먼트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포타쉬 인수전에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4일 보도했다. 이들이 실제 인수 희망 의사를 밝혔는지나 포타쉬에 제시한 인수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