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아일랜드 신용등급 강등

유럽 재정위기 다시 부각
세계경제에 미국발 '더블딥'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아일랜드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고채무 국가들의 위험을 가장 먼저 부각시키며 '탄광 속의 카나리아'로 불렸던 아일랜드가 또다시 세계경제에 경종을 울리고 나선 것이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P는 금융 부문 재정지출 부담이 급속히 늘어나는 것 등을 이유로 아일랜드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S&P는 "아일랜드 정부의 금융업 지원을 위한 재정지출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시스템 재건을 위해 확충해야 할 자금 규모가 당초 350억유로 수준에서 500억유로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S&P는 또 아일랜드의 정부 부채 규모를 재산정한 결과,2012년 국내총생산(GDP)의 11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유로존 국가들의 평균보다 1.5배 이상 많다. 'AA-'등급은 1995년 이후 아일랜드가 받은 최저 등급이다.

아일랜드의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됐다. 이와 관련,S&P는 "은행 부문 지원 금액이 더 늘어나거나 대외 경제 환경 악화로 아일랜드 정부가 중기적으로 재정 균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추가 강등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야콥 키르케고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아일랜드의 불행은 대규모 부동산 버블 붕괴와 함께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금융 불안 문제가 동시에 터진 데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